BOA·씨티 '깜짝 실적' 덮은 '대출 부실'

안정준 기자 2009.04.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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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실적호전불구 부실·상각 급증… 골드만 "씨티 '매도' 유지"

자산 규모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용 손실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미 금융권 회복이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씨티그룹의 신용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BOA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2억4000만달러(주당 4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순익 12억1000만달러의 세 배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이는 당초 전문가 예상치도 큰 폭 넘어서는 수치다. 앞서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BOA가 1분기 주당 4센트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인수한 메릴린치의 브로커리지 사업부의 수익 개선과 미 최대 주택 대출업체인 컨트리 와이드 인수합병 이후 모기지 리파이낸싱 증가 등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업은행, 신용카드 사업부 등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신용 손실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BOA의 상업은행 사업부의 1분기 순익은 5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시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신용카드 사업부는 18억달러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8억6700만달러 순익 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사업부의 실적은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5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BOA의 1분기 회수 불가능 대출에 대한 상각 규모도 69억4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향후 대출 손실에 대한 준비금은 지난해 12월 이후 57% 늘어난 134억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불구, 신용 손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골드만 삭스의 리처드 람스덴 애널리스트는 19일 보고서를 통해 "씨티는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주당 38센트 수준의 잠재적 손실에 직면해 있다"라며 씨티에 대한 기존의 투자의견 '매도'를 유지했다.



그는 "실적 개선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일회성 항목에 대한 평가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씨티의 2009년 순손실 전망치를 기존의 주당 50센트에서 25센트로 하향조정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주당 20센트, 40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17일 씨티는 1분기 주당 18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전망치(주당 32센트)보다 작은 손실폭이다. 우선주 배당금을 제외할 경우 16억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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