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아파트 잡고보자" 고가낙찰 급증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4.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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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론' 확산에 송파·분당 신건 낙찰 잇따라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유찰없이 첫 입찰에 낙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풍부한 부동자금과 저금리 기조로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집값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경매 물건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107㎡는 지난 6일 첫 입찰에서 감정가(8억5000만원)보다 3억여원 비싼 11억5600여만원에 낙찰됐다. 입찰자는 35명, 낙찰가율은 136%에 달했다.



지난 2월 경매법정에 몰린 투자자들.지난 2월 경매법정에 몰린 투자자들.


같은 날 첫 경매가 진행된 송파구 가락시영1차 전용 51㎡에도 7명이 참여했다. 낙찰가는 5억8900만원으로 감정가(5억2000만원)보다 7000만원 정도 비쌌다. 강동구 길동 우성아파트 전용 48㎡(감정가 13억원)도 첫 입찰에서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16억1500만원, 낙찰가율은 124%를 기록했다.

이날도 신건(감정가에 입찰이 진행되는 물건)이 줄줄이 낙찰됐다. 감정가 5억7000만원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전용 55㎡는 5억8100만원에 낙찰됐다. 경기 분당 서현동 효자촌임광 전용 130㎡는 감정가(7억원)보다 2000여만원 비싼 7억209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그동안 경매법원에 처음 나온 신건은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해 2∼3회 유찰되는 것이 기본이었다"며 "최근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 등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경매 첫회에 낙찰이 이어지는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경매 첫회에는 감정가에 입찰이 진행되는 만큼 신건 낙찰은 곧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팔렸다는 뜻이다. 고가 낙찰 물건이 증가하면서 서울·경기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도 미국발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15일 서울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81.6%로 지난해 9월(79.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지역 낙찰가율도 79.6%로 지난해 9월(78.4%)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69.4%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1월 71.6% △2월 76.9% △3월 78.5% △4월 81.6% 등 올들어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강남3구와 목동(양천구) 등 '버블세븐' 지역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강남3구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1월 71.2%에서 2월 77.2%, 3월 76.9%, 4월 83.6%로 뛰었다. 같은 기간 양천구 아파트 낙찰가율도 72.6%에서 81.9%로 상승했다.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는 지난 1월 69.2%로 저점을 찍은 이후 △2월 72.6% △3월 76.2% △4월 79.6% 등으로 올랐다. 특히 분당은 올 1월 60%대 초반에서 2월 73.2%, 3월 76.3%, 4월 82.1%로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부천·용인의 아파트 낙찰가율도 급등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소식에 무작정 경매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초보 투자자들은 경매장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 낙찰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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