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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가 등산을 취미로 삼은 것은 30여 년 됐지만 요즘처럼 등산객이 많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중견기업 과장인 30대 가장 이 모씨는 지난해 9월 40만 원짜리 자전거를 구입한 뒤 틈날 때마다 집 근처 한강 시민공원 등지로 나간다. 자전거 1대만 사면 추가 비용이 거의 안 들고, 멀리 떠날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20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리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국내 유명 등산지 16곳의 지난해 방문객은 3090만 여명으로 2006년 1994만 여명보다 5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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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비슷한 산책이나 조깅을 즐기는 사람도 증가했다. 스포츠의류 '리클라이브' 관계자는 "올 1/4분기 러닝화와 트레이닝복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며 "이는 특별한 장비나 레슨이 필요 없는 생활형 레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전거 관련 매출도 쑥쑥 늘고 있다. G마켓의 지난달 자전거 매출은 지난달보다 49% 늘었다. 옥션에서 지난달 자전거 매출은 전년 대비 20%, 전월 대비 80% 신장했다. 이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을 비롯해 자전거 인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겠으나, 불황에도 매출이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로 잘 팔리는 자전거는 10만~20만 원대의 보급형 제품이다. 하지만 국내 자전거시장은 수입산이 지배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연간 240만대 가량인 자전거 시장에서 순수 국내생산품은 1%인 2만 여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 국가적으로 자전거 산업을 육성할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자전거 예찬론을 펴고 자전거 보험, 지하철의 자전거 전용칸 도입 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지금 자전거를 거의 생산하지 않고 중국이나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서 해마다 200만 대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우리나라도 자전거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시대'와 관련해 '스포슈머'(sports+consumer)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스포슈머는 스포츠를 즐기고 이와 관련한 지출이 많은 소비자를 뜻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활스포츠 열기로 스포슈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며 "스포츠·아웃도어·캐주얼 의류, 기능성 식품, 운동교습, 재활·치료 관련 의료산업 등 파생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출족'의 등장이 패션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FnC코오롱 (0원 %)의 '헤드'는 사이클복처럼 땀을 잘 배출하는 기능을 가진 캐주얼 점퍼와 MP3플레이어를 팔에 걸기 쉽도록 하는 밴드 등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