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사고 있지만 ETF는 매도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4.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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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한미, 실적이 현재 주가를 설명해 줄 있나<3>

외국인 주식 사고 있지만 ETF는 매도


보통 관상학에서는 코를 그 사람에 대한 재운(財運)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코가 무조건 커도 안되고 콧날이 명확하고 바르게 생겨야 한다. 코가 커도 콧날이 울퉁불퉁하거나 콧속이 훤히 들이다 보이면 돈이 들어왔다가도 나간다.

기업에 있어 주가를 판단하는 불멸의 척도가 바로 실적이다. 마치 관상에서의 콧날처럼 아무리 다른 곳이 잘생겨도 코가 부실하면 결국 못살 수 밖에 없는 것처럼 기업에게는 다른 것 아무리 좋아도 실적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단지 거품에 불과했다는 것을 시장은 언제나 보여주어왔다.



과거 IT 버블 때에도 실적이 수반되지 않는 주가는 시간을 두고 꺼지고야 말았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큰 돈 들이다.

그러면 이런 큰 돈들의 시장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 없이 주가가 오를 수 있을까? 과연 주가를 기관이나 외인들 없이 꾸준히 끝까지 상승을 시킬 수 있을까?



개인?

그렇지 않다. 개인은 언제나 소극적 매매만 하기 때문에 주가를 결코 주도적으로 올리지 못한다. 최근 개인들이 주식을 잘한다며 칭찬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주가가 빠지면 사고 오르면 판다는 것인데...호가에 걸어놓고 매매를 주로 하는 개인들은 주가가 하락을 하면 당연히 자신이 걸어놓은 호가가 체결이 되어 개인들이 많이 매수하게 될 수밖에 없다. 즉, 개인들의 대다수는 매수 주문을 단지 얼마에 걸어 놓는 정도이기 때문에 주가 오르는데 주도적인 역할이 어려운 것이다.


그럼 주가를 올리는 주체는 누구인가? 당연히 외인이나 기관이다. 그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주가가 싸다는 생각을 해야만 하다.

지금까지 5주 동안은 큰 돈들이 시장에 우호적으로 움직였던 시기였다. 시장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알 수 있듯이 거래소는 외인들이... 코스닥은 기관들의 주도하에 화려한 종목 시장이 지속되었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주 초부터 코스닥의 대장주들이 꺾이기 시작했는데 기관투자자들의 매도가 수반되었었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외인들은 지금 주식 시장에서 막강한 수량을 매수하고 있지만 사실 ETF를 동시에 팔고 있기 때문에 그 물량의 상당 부분은 변형 차익거래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에는 23000개의 선물 매수포지션을 피크로 선물에서는 상승 포지션을 서서히 줄이고 있다는 점도 약간의 관심만 기울인다고 해도 알 수 있다.

즉, 코스닥의 주인이었던 기관은 코스닥을 매도하기 시작했고 거래소의 주인이었던 외인들은 선물에서의 상승 포지션의 일부를 청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적어도 큰 손들은 현재 주가가 싸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개인들이야 주가가 오르면 그저 따라 사는 정도지만 기관이나 외인들은 철저하게 시장의 밸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실적 발표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적이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어디 있겠냐만 이번에는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서는 초우량 등급의 채권 수익률이 현재 주식시장의 PER의 역수에 두 배 보다 큰 경우에만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 말은 쉽게 말해서 가장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는데 대한 댓가로서 우량등급(보통 AA- 이상)의 채권 수익률에 비해 FED 모형으로 본 주가지수의 기대수익률이 두 배는 되어야만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증시는 지속적으로 상승을 해서 현재 “리딩 PER(향후 1년 후의 기업이익을 추정한 PER)이 13.5배수를 넘어서고 있다.

그럼 주식을 매수함으로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연율로 7.4%에 불과하고 AA- 등급의 지난 주말 기준수익률이 5.62%였다면 안전을 포기하고 주식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가 최근 코스닥과 거래소가 미국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연기금은 주식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고 최근 회사채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물론 아직은 실적을 모두 발표하기 이전이다. 지금 일부 외인과 일부 기관들에게서 물량이 좀 나오고 있는 것은 이번에 발표될 실적을 보고 다시 투자해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일부 이탈세력들에 의해서 주가가 변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이 시세가 살아있다.

이들의 생각만 바뀔 수 있다면 일부 이탈세력들은 곧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실적뿐일 것이다.

결국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서 기업들은 현재 주가의 당위성을 입증해주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기관과 외인들을 다시 시장으로 불러낼 수가 있고 그래야만 조정을 속히 마치고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

현재 높아져 있는 PER이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으로 낮추어 지거나 혹은 개선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시장은 보여주어야만 기관과 외인들이 다시 매수를 재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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