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 지난주에 주식을 팔고 현금화한 이유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4.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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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한미, 실적이 현재 주가를 설명해 줄 있나<2>

샤프슈터 지난주에 주식을 팔고 현금화한 이유


크루그먼의 생각을 단지 경제학자의 정석적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만은 없다.

신용카드 문제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지금 당장 급등을 하고 있는 은행주들은 실적이 좋게 발표되었다고 하더라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은행주.사실 그들이 여전히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주말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한 씨티 은행은 9%나 폭락한 채 마감되었다. 매출도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고 이익도 컸지만 우선주에 대한 이자지급으로 인해 경상손실을 보았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에도 씨티는 아직 이자보상도 채 되지 않는 나약함을 보였으니 최소한 밸류에이션이 가능한 사람들의 눈에 씨티의 실적이 온전히 보일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씨티는 2007년 말부터는 매 분기마다 100억 달러 상당의 손실을 내었고 그 때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빈탈랄 왕자나 싱가포르 투자청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서 때웠다.



그런 행위가 마치 물귀신처럼 자신만 몰락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나 여러 금융기관들을 동시에 힘들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씨티 그룹의 부실이 거의 극에 달했던 작년 연말에 씨티는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서 일본의 닛코 증권을 자회사로 만들어버렸었다.

웃기는 일 아닌가? 이미 부실이 산더미라서 어찌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전혀 씨티 관계자들이 몰랐을까?


그럼 조만간 휴지가 될지도 모르는 씨티의 주식을 가지고 일본의 3대 증권사 중에 하나인 닛코를 사버렸다면 이건 대동강 강물을 떠서 팔아먹은 봉이김선달의 뺨을 칠 정도다.

지금 지난 이야기를 꺼내서 뭐하겠냐고?



글쎄...위에서 거론했던 크루그먼 교수는 이미 시장의 위험은 미국만의 위험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쯤에서 “아사쿠라케이”의 “대공황 2.0”의 한 대목을 인용해보자. 최근 일본 국회에서 민주당의 질문에 금융청은 일본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CDS는 8,100 억 달러에 달한다고 답했다.

그중에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금융기관의 CDS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G가 CDS문제로 채무초과 상태에 빠진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AIG가 보유하고 있던 금액의 두 배에 가까운 8,100 억 달러나 되는 CDS를 일본 투자자 들이 갖고 있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주요 보험회사, 지방금융기관은 요주의 대상이다. 지금 손해보험회사나 농림중앙금고의 결산으로 그 일단이 드러나고 있다.

CDS 규모가 8100억 달러라면 얼마나 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 모든 CDS 가 부실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의 경제 규모에서 결코 그냥 넘어가지 못할 정도의 수준임에는 분명하다. 즉 동유럽과 일본 등을 중점적으로 거론하며 아직 위험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크루그먼은 단지 후행성 지표 몇 개를 가지고 시장을 위협하려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리를 좀 하자면, 긍정론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유동성과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들었고 부정론자들은 대부분 향후 나올 수 있는 숨겨진 연쇄부실을 거론하고 있다. 지금 확인 가능한 것은 지금까지 주가는 강하게 상승을 했다는 점 뿐이다.



물론 필자는 지난 주에 하루를 잡아서 포트를 일단 비웠다.
하지만 주가가 여기에서 그만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단언하지는 않는다. 아니 아직도 상승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트를 비운 것은 어차피 1360에서는 전략을 바꾸기로 애초에 약속을 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전략에 관한 문제다. 주가의 조정이냐 추가 상승이냐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현재 시장에서 안전자산에 속하는 금리들은 점차 낮아지고 있고 그렇다고 해서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으니 시장에 돈은 예탁금으로 몰리고 있듯이 유동성의 힘으로 힘 닿는 곳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1360포인트를 계기로 약간의 전략적 수정이 필요한데 그것은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 쉽게 예를 들면, 주가가 초기에 하락을 시작하면 대부분 조정을 완료하고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지난 해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2000포인트를 넘게 상승했던 시장에서 감히 1400포인트마저 훼손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통 1000포인트를 시작의 기점이라고 생각한다면 거의 절반 이상의 조정을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1400포인트에 대한 믿음이 컸었다.

믿음이 컸었던 만큼 그 곳에서 물려 내려온 투자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이는 예기치 않게 툭툭 나오는 물량으로 인해 급격한 등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즉, 지금까지는 탄탄대로에서의 포트기법이 유리했다면 1360포인트로부터 1500포인트를 완전히 넘는 순간까지는 가급적 게릴라와 같은 치고 빠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포트를 비웠지만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생각해서 팔고 쉬자는 취지는 아니다. 이점 오해 없기 바란다.(사실 방송이 나간 이후로 비난도 많이 받았다. 사무실로 전화해서 다짜고짜 욕을 하는 분도 계셨다. 왜 연예인들이 악플에 마음 고생을 하는지 실감이 난다.)

실제로 우리는 지금 포트 기법을 포기하고 단기종목 위주로 대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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