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무시할 필요없는 일기예보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4.2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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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산다면 싼 종목을..."판단 어려울 수록 기본으로"

가파르게 오르던 글로벌증시가 숨고르기 국면에 돌입하는 징후가 뚜렷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0.58% 하락을 비롯해 주간 단위로 2번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도 3거래일 연속 상승하기는 했지만, 오름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심이 두드러졌다.

이번 주 국내증시는 이같은 숨고르기 측면에서 주가가 탄력적으로 오르기보다는 쉬어가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돈의 힘으로 주가가 밀어올려진 유동성 장세임을 감안하면 쉬어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유동성 장세에서 나타났던 코스피지수의 평균 상승률은 35.0%였다. 지난 3월초 장중 992에서 지난 주말 1329까지 코스피지수는 한달여만에 34.0% 올랐다.



유동성 장세임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쉬어가는 국면이 불가피하다고 한국증권은 강조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유동성 장세에서 잠시 쉬어가는 국면에서는 업종간 순환매가 활발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후반 나타났던 철강업종의 강세는 유동성 장세의 휴식 국면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3 월 이후 반등 과정에서 소외됐던 방어적 섹터들도 상대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등세가 완화되면서 눈에 들어오지 않던 대목도 돋보이기 시작한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싼 주식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했다. 코스피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1.9배이며 주당순자산가치(PBR)는 1.2배로 과거 추세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이다.

경기회복이 주가 상승률에 비해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기대감에 부여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 수준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변종만 LIG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 효과와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은 가격조정 보다는 기간조정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테마에 기대 급등한 일부 중소형주의 주가 조정도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싼 종목으로 옮겨갈 것"임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을 사는 게 바람직할까. LIG증권은 주식을 산다면 싼 주식을 골라야 할 시기임을 지적했다.

시장에 대한 판단이 어렵고 종목선정이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1300포인트 이상에서 주식투자는 수익 극대화 보다는 위험과 수익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목표수익률에 도달한 종목에 대해서는 이익실현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PER과 PBR이 낮은 '싼 주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증시의 추가 상승시 주가상승도 기대된다는 관점에서 LIG증권은 삼양사 (77,500원 ▲300 +0.39%)한국전력 (19,920원 ▼280 -1.39%), 성우하이텍 (6,770원 ▲60 +0.89%), KH바텍 (9,960원 ▲50 +0.50%), 한세실업 (4,535원 ▲10 +0.22%), 한섬 (16,880원 ▲680 +4.20%), 평화정공 (10,080원 ▲110 +1.10%), 한진중공업 (2,660원 ▲25 +0.95%)의 8개 종목을 제시했다.

삼양사는 원당가격 안정과 원/달러 환유하락의 수혜가 예상됐다. 한세실업은 환헷지 손실 종료에 따른 본격적인 영업이익 개선이 주목받았다. 평화정공과 성우하이텍은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시에 대한 시선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날씨가 흐린 뒤 강한 소나기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애써 무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때로는 욕심을 누그러뜨리는 것도 투자의 요소 가운데 하나다.

삼양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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