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잇딴 자금조달 이유 있었네

더벨 김은정 기자 2009.04.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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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금·차입부담 과중…’울며 겨자 먹기’ BW·CB발행

이 기사는 04월17일(16:5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캐릭터 완구 시장에서 최고 지위를 자랑하는 손오공 (1,816원 ▼77 -4.07%)이 오는 30일 3년 만기 1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영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으며 만기 이자율은 9%다. 손오공이 밝힌 CB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다.



손오공은 지난달에도 그린손해보험을 대상으로 60억원어치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이 역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손오공이 운영자금 확보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재고 누적에 따른 운전자금 증가와 커져가는 차입 부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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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비중이 95% 가량인 손오공은 원자재 구입을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환율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환율 급등에 따라 수입 비용이 증가한 데다 환차손과 일부 거래처 부도까지 겹쳐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잠식해오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판매부진 등으로 인한 재고누적과 함께 매출 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정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시리즈 별 종류가 다양한 캐릭터 완구 제품의 특성상 재고부담이 과중하다”며 “연휴가 포함된 4분기에 매출이 집중돼 운전자본관리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사옥 투자로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에는 총 차입금이 450억원에 이르렀다. 이 중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72%로 차입구조가 취약하다는 게 국내 신용평가사의 분석이다.



손오공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 약 5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04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잉여현금흐름(CF)은 2008년 약 220억원 적자로 자금 수혈이 불가피했다.

한신정평가는 “공장 등 유형자산의 추가담보 여력이 부족하다”며 “잉여자금창출이 힘들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위험이 상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손오공의 장기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등급인 B+(안정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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