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신용등급, 계열사 '짐' 벗을까

더벨 김은정 기자 2009.04.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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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신용등급 리뷰]시장평가 'A-'급…대한항공·한진해운 '짐'

이 기사는 04월19일(14: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진 (19,450원 ▲50 +0.26%)의 장기 신용등급은 2001년부터 BBB+에 묶여 있다. 등급전망만 한 차례 조정됐을 뿐 등급이 상향된 적도, 하향된 적도 없다.



기업 자체로는 A급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 계열사 리스크가 신용등급 상승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진해운 (5,220원 ▲40 +0.77%)은 2008년 12월 말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갖고 있다. 2012년까지 대규모 선박을 추가 인도할 예정이라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국내 신용평가사의 견해다. 해운시황 전망도 불투명하다.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은 2008년 들어 원가부담이 가중된 데다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하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12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항공수요 증가율은 하락세로 반전됐다.

실제 한진은 2008년 지분법평가손실(대한항공)이 대거 발생하면서 이익잉여금이 감소했다. 자산매각과 외부조달 자금이 관계사지분 매입 등에 들어가기도 했다.

증권사 채권영업 관계자는 “영업 실적이나 안정성을 봤을 때 BBB+급 상단에 올라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한항공을 비롯한 계열사 리스크(위험)가 등급 상향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은 1년만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도 'A급 같은 BBB+기업' 대우를 받고 있다. 24일 예정된 2년만기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금리는 7.80%. BBB+등급의 2년만기 회사채 평균 금리가 8.20%(17일 기준) 인 점을 고려하면 좋은 평가다.

최근 BBB급 기업의 발행에도 숨통이 트였지만 만기가 1년으로 짧고 리테일(소매 판매)로 팔리고 있다. 반면 한진이 발행한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장기물인데다 기관투자가들이 400억원어치를 입도선매했다.



증권사 채권 매니저는 "기업 자체로만 보면 A-급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고금리를 노리는 개인 투자자가 아닌 기관이 인수했다는 게 한진의 신용도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 측에서도 하반기께 등급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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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진의 에비타(EBITDA·감가상각 및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는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CAPEX) 등은 감소했다. 수 년 만에 자금잉여와 차입금 순상환이 가능했다.

2005년부터 1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은 2008년 93.8%로 떨어졌다. 몇 년 째 40%대를 기록해온 자기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50%대로 올라섰다.



한국기업평가는 “택배 터미널 신축과 지분투자로 자금소요가 예상되지만 투자규모가 제한돼 순차입금 축소 기조를 유지해갈 것”이라며 “세덱스 인수에 따른 시너지로 영업마진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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