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적과의 동침'은 계속된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4.2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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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끼리 손잡고 '실리' 추구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한 '적과의 동침'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기업 성장과 생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경쟁자와도 손을 잡는 '실리 전략'을 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 AK플라자는 최근 CJ홈쇼핑과 손을 잡았다. AK플라자가 CJ홈쇼핑이 운영하는 CJ몰에 애경의 'AK플라자관'을 입점시키기로 했다.



AK플라자는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강자인 CJ몰을 통해 새로운 판매 경로를 확보하고, CJ몰은 백화점 브랜드 상품 확보를 통한 고급화로 양사가 모두 '윈-윈'하겠다는 전략이다.

AK플라자는 애경이 삼성물산으로부터 인수,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로 지난해 3월, 10월에도 각각 G마켓, 인터파크에 입점해 고객접점을 확대해왔다.



현대백화점은 '아킬레스건'인 할인점 사업 진출을 위해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규모의 경제 등을 고려할 때 할인점 사업에 자체 진출하는 것보다 홈플러스와 손을 잡는 게 낫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은 2011년 양재 복합쇼핑몰에 홈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한 첫 할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엔 경쟁 백화점에 자사 단독 의류 브랜드를 판매, 유통망을 넓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07년부터 독점 수입해 압구정 본점 등 4개 점포에서만 판매해오던 쥬시꾸띄르를 지난해 상반기 분당 삼성플라자, 하반기 롯데 본점과 갤러리아에 각각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수입하는 미국 캐주얼의류 '갭(GAP)' 매장을 AK플라자 수원점, 천안 야우리백화점에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단독 수입 잡화 브랜드인 '훌라'를 현대백화점 신촌점, 천호점과 압구정점과 신세계 센텀시티 등 4개점에 매장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자체적으로 패션브랜드를 키우는 사업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며 "패션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 백화점 매장까지도 적극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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