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친환경' 바람…비싸도 산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9.04.19 12:22
글자크기
패션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며 유기농, 재활용 소재를 쓴 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주얼 '써스데이아일랜드'와 골프의류 '먼싱웨어' 등이 최근 유기농 면을 쓴 티셔츠를 내놨다. 트라이브랜즈에선 유기농 면을 쓴 아동의류 '크리켓'을 판매중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환경친화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최근 베이비파우더 일부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된 사건이 이런 흐름에 속도를 더했다. 환경오염을 줄이는 옷을 입자는 '에코패션'(eco fashion)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유기농 면 외에도 재활용 섬유, 식물 섬유를 쓴 옷이 '에코패션'의 주인공이다.



유기농 면(오가닉 코튼)은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유기비료로 재배한 면화(목화)로 만든 원단이다. 재배할 때뿐 아니라 실을 만드는 과정에도 화학처리를 하지 않아 기존 섬유제조 공정보다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도 적다.

버려진 원단을 재활용하고 PET병을 녹여 섬유로 만드는 등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기도 한다. 휠라, 코오롱스포츠 등이 이 같은 섬유를 사용한 제품을 내놨다.



대나무 추출섬유인 '텐브로', 코코넛 열매껍질로 만든 활성탄을 섬유에 침투시킨 '코코나' 등 식물성 친환경 섬유와 화산재 속 미네랄 성분을 함유한 섬유도 있다.

이들 섬유는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라 일반 섬유보다 제조원가가 비싸다. 이 때문에 가격인상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30~33리터짜리 등산용 가방은 지난해 10만 원선이었지만 올해 12~14만 원으로 값이 올랐다. 이 가방은 PET병을 녹여 재활용한 '에코프렌'이라는 섬유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한 캐주얼의류의 유기농 면 티셔츠는 한 장에 3만~4만 원선이다. 소비자로서는 환경친화적인 옷을 입는다는 자부심을 사는 대신 평소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같은 값이면 친환경 의류를 사겠다는 생각에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약해질 수 있다"며 "유기농 면이나 재활용 섬유 사용이 확산되면 단가가 하락해 가격인상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