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보듯, "길몰라 헤매는일 없겠네"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2009.04.27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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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연중기획]IT재테크 생활백서①/ 놀라운 사이버지도

“우리 동네 어린이집 근처의 중국집 자장면이 맛있던데 배달시켜 먹을까?”

“그 중국집 이름도 모르잖아. 일단 인터넷에서 지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상호도 모르는데 지도를 어떻게 찾아.”



“일단 한번 찾아 봐. 지도에서 간판 보면 상호랑 전화번호랑 다 알 수 있을 거 아냐”

“야, 지도에서 조그만 가게 간판까지 보이는 게 말이 돼?”



“왜 말이 안 돼? 요즘 지도엔 집 앞에 주차 된 자동차까지 보이는데!”

가까운 미래의 상황을 상상으로 풀어 낸 대화 내용이냐고? 천만의 말씀! 미래가 아닌 현재, 2009년 대한민국에서 충분히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 내용이다.

지도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위치 확인의 기능에서 벗어나 위성항공사진으로 더욱 세세한 곳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가 하면, 우리 동네 골목 구석구석까지 실사 사진자료를 통해 샅샅이 살펴보는 것도 가능하다. 지도책이 사라진 시대, 진화하고 있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의 편리한 기능들을 한데 모아봤다.


◆전국을 한눈에 내려다본다 - 네이버 ‘위성항공지도 서비스’

손바닥보듯, "길몰라 헤매는일 없겠네"


#. 모바일 통신업체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장성원(30) 씨는 한달 후쯤 국내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 여행계획을 짤 때만큼 설렐 때가 없다는 그는 요즘 수시로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를 들락거리느라 바쁘다. ‘오르막이 많은 이쪽 길보다는, 좀 둘러가더라도 평지로 가는 게 낫겠지.’ 예전엔 미처 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었을 세세한 언덕길이나 골목길을 회사에 앉아서 미리 가 본 듯 확인하고 길을 짤 수 있다.

NHN (168,100원 ▲8,300 +5.19%) 네이버는 지난 1월6일 위성항공지도 서비스를 오픈했다. 네이버의 위성항공지도 서비스는 서울·경기 및 독도 등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50㎝급 고해상도를 자랑한다. 50㎝급 해상도는 한 픽셀이 50㎝ 크기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 숫자가 작을수록 고해상도를 뜻한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지도 서비스 이용 후기를 살펴보면 야후나 구글 등의 위성지도 서비스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선명하고 자세해진 지역 검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대다수.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아직은 ‘일부지역’에만 고해상도 항공사진이 적용되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2m급 위성사진 지도다. 네이버 측은 향후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실시하고 있는 ‘내지도(MY map)’와 ‘교통정보’ 서비스도 이용해볼 만하다. ‘내지도’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직접 지도 위에 텍스트나 이미지 등을 활용해 원하는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를 PC 등에 저장하거나, 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는 지도 위에서 간편하게 현재 교통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해준다. 현재 각 도로 구간별 속도 및 예상 소요 시간을 반영해 가장 빠른 길을 찾아 주는 ‘실시간 빠른 길 찾기’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우리 집 앞 골목까지 구석구석 - 다음 ‘로드뷰’ ‘스카이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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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부부로 일하는 배민정(35) 씨는 최근 집을 얻는데 다음의 로드뷰 서비스를 톡톡히 활용했다. 직장 근처에 집을 얻고 싶었지만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 일일이 후보지를 돌아다닌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배씨는 최근 옆 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가 지도 서비스에 접속한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길 구석구석의 모습이 동영상으로 그대로 지도 서비스에 올라와 있는 것. 배씨는 지도를 통해 딸아이가 다녀야 할 유치원, 근처 공원, 편의점의 위치 등을 일일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전국 모든 지역을 50㎝급 고해상도 항공사진으로 지도를 구현하는 ‘스카이뷰’와 실제 거리 모습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촬영한 ‘로드뷰’. 다음 (41,500원 ▲1,200 +2.98%)은 지난 1월19일 두 지도 서비스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반응는 성공적이다. 오픈 첫주만 170만명 이상이 방문하며 가히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추가로 실행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바로 로드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 또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상반기 내 다음의 주요 서비스인 한메일, 카페, 뉴스, 블로그 등의 콘텐츠에 장소DB의 내용을 퍼가거나 지도를 넣을 수 있는 모듈을 제공, 장소 페이지와 지도를 연동하는 등 지도 서비스를 적극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3월 초 적용된 ‘부동산 서비스’다. 매물로 나온 집의 외관을 비롯해 주변 동네 분위기와 지하철에서 집까지의 이동경로 등 다양한 지역 정보를 안방에 앉아서 살펴보는 것이 가능해 진 셈이다. 현재는 서울지역 내 약 2500여개 단지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

조만간 다음 골프 서비스와도 연동할 계획이다. 골프장을 직접 찾지 않고도 홀의 위치 등을 실사 이미지로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또 실제 라운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홀 공략법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해 효과적으로 라운딩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나만의 사연이 녹아있는 - 싸이월드 '이야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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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뒤면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새신부 김은정(27) 씨. 그는 새신랑을 소개하기 위한 친구들과의 약속에 특별한 지도를 활용했다.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를 표시한 지도에 신랑과의 행복한 추억을 담은 UCC를 덧붙여 놓은 것이다.

SK컴즈 (2,790원 ▼5 -0.2%) 싸이월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이야기지도’는 기존 콘텐츠 제공자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지도에 첨가하며, 필요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를 들어 홍대 맛집을 다녀와서 사진을 올리고 관련 정보를 미니홈피 게시판에 올렸다면 자신의 미니홈피에 홍대 맛집 지도를 첨부할 수 있는 것은 기본.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모든 회원들이 지도서비스에서 내가 올린 ‘맛집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지도 폰 전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약속 장소를 무료로 휴대폰으로 받아 볼 수도 있다. 길안내를 받는 사람은 수신한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원클릭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 곧바로 지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SK텔레콤 (51,600원 ▲100 +0.19%) 모바일 싸이월드, T-map, T-interactive 등 3개 서비스에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통해 내 주변 이야기를 볼 수 있으며, 이중 T-map의 경우는 미니홈피와 연동돼 모바일에서 지도첨부를 할 수 있고 이야기 지도에 공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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