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시장 '넷북'이 판도 바꿨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4.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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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 "연말에 반등"…가트너 "바닥 확인 증거 없다"

저가형 노트북 '넷북'이 전세계 PC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지난 1분기 전세계 PC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견조한 넷북의 성장세에 힘입어 HP가 미국 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저가 넷북만 잘 팔려…HP 美시장점유율 1위 탈환
미국 IDC는 15일 지난 1분기 전세계 PC 출하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6346만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한 노트북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넷북의 출하대수는 올해 두 배 가량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넷북' 선호 현상은 PC업계의 순위도 뒤바꿨다. 특히 저가형 노트북에 주력하고 있는 휴렛패커드(HP)와 대만 에이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HP는 전세계 출하 대수가 2.9% 증가해 글로벌 PC 시장점유율을 20.5%로 끌어올렸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도 27.6%로 상승해 경쟁사 델(Dell)에게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HP가 미국에서는 지난 1999년에 델에게 왕좌를 빼앗겼으나, 이를 다시 되찾았다.

기업용 제품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인 델은 기업들의 IT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세계 출하량이 16.7% 감소했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HP에 1.3%p 차로 뒤진 13.6%를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넷북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만의 에이서도 전세계 출하량이 6.8% 증가했고, 미국 내 시장점유율도 11.6%로 상승해 3위 자리를 지켰다. 가트너의 조사에서는 델과 에이서과 동률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PC시장 침체 지속…'예상보다 양호' vs '바닥 멀었다'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한 데다 넷북 등 저가형 제품들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체 출하 대수는 감소했다. 넷북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기업의 IT 투자 위축 등으로 PC 수요가 전반적으로 급감한 때문이다.



미국 IDC의 조사에서 지난 1분기 전세계 PC 출하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6346만대로 집계됐다. 미국 내 PC 출하 대수는 비교적 양호한 3.1% 감소에 그쳤다.

2분기 연속 감소세지만 감소폭은 IDC의 전망치(8.2%↓)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IDC의 밥 오도넬 부회장은 "미국 시장은 놀랍게 견조한 모습을 보여 전망치를 상회했다"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전세계 PC 출하도 전망치를 다소 상회했다면서 수요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도넬 부회장은 "2분기에는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연말에는 PC 출하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조사기관 가트너는 1분기 전세계 PC 출하 대수가 6.5% 감소했고 미국의 PC 출하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산했다. IDC의 조사보다 양호한 결과지만 해석은 비관적이다.

가트너의 조지 쉬플러 연구소장은 "1분기에 유통업체들이 PC 재고를 늘렸다는 증거를 확인했다"면서 "예상보다 PC 출하 감소폭이 줄었지만 수요증가로 해석하기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PC 시장이 바닥을 쳤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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