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공모시장을 통해 발생한 대규모 외화조달은 47억달러에 달한다. 포스코가 7억달러, 하나은행이 정부지급보증으로 10억달러를 각각 조달한 데 이어 정부가 3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10억달러 규모로 얘기되던 정부 외평채 발행을 놓고도 30억달러나 조달할 필요가 있었냐는 시장의 의견이 있었다"며 "투자자들에게도 그때 가격이 민간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본보기(example)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공모채를 발행할 엄두를 못내는 은행들이 주로 의존하는 수단은 사모채 발행.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데 공모로 조달해서 몇년간이나 고금리를 부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농협은 올 상반기 안에 공모시장에 나가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미스매칭 우려도 나온다. 시장변동 리스크가 있어 '단타'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굴리면 상환에 부담이 올 수 있다.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더 그렇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짧은 시간 안에 회복된다면 단기로 조달을 하다 만기매치를 할 수 있겠지만 시장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진다면 다시 만기를 연장(롤오버)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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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 "고금리도 이제 막차"라는 인식이 퍼지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덕분에 하나은행의 정부보증채(지난 2일)와 기업은행 외채(17일 발행 완료)에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나은행은 계획한 규모의 배인 10억달러를 발행했고 기업은행 역시 최대 10억달러로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