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G마켓'으로 세계시장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9.04.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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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고정가 중심 거래제' 호평… "아태 지역 교두보 삼을 것"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가 16일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G마켓 주식 34.21%(1459만9990주)를 주당 24달러에 매입키로 계약했다. 이베이는 국내 2위 업체인 옥션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G마켓의 지난해 거래 총액은 3조9860억원, 옥션은 3조1000억 원으로 국내 인터넷쇼핑 거래액 18조원의 40%에 육박한다.



이베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온라인마켓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재현 이베이 아태 지역 총괄 대표는 이날 조선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오전 인터파크와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매입 가격은 G마켓의 15일 종가 주당 19.34달러에 약 24%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이베이는 계약 체결 후 미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G마켓 주식예탁증권(ADR) 및 발행 주식 전체에 대해 주당 24달러(한화 약 3만원, 15일 환율 기준)에 공개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G마켓의 경영진과 기타 지분, 인터파크와 이기형 회장의 지분 34.2%를 합한 약 67%가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G마켓에 투자한 야후의 지분 10%도 포함됐다.

이 대표는 한국을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다국적 기업의 아태 교두보는 홍콩이나 일본, 중국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전자상거래 만큼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월등하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시장조사기관 IDC(표 참조)에 따르면 국내 B2C 전자상거래 규모는 액수만으로는 미국과 독일, 영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6위지만 인터넷방문자 1인당 구매액으로 환산하면 미국과 독일 영국에 이어 4위, 아태 지역에서 1위다.

이베이, 'G마켓'으로 세계시장 노린다


이베이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등 아태 지역 국가 11곳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G마켓이 도입해 대성공을 거둔 '고정가 중심의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비즈 모델이 한국뿐 아니라 아태 지역, 더 나아가 전 세계 시장에서도 먹힐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G마켓이 최초로 도입한 '고정가 중심 거래제'는 소비자들이 가격을 제시해 경쟁하게 하는 기존의 경매 사이트들과 달리, 다수의 판매자들이 가격을 미리 정해 판매한다. 이 제도는 판매자에게는 위험 부담을 줄여줬고, 구매자는 경매종료 시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돼 ‘쇼핑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윈윈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기다리기보다는 즉시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옥션 관계자는 "인터넷 경쟁이 가장 치열한 나라에서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시장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 이베이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이번 인수는 한국 전자상거래 모델을 특화시키고 해외에 수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과 고용 창출 면에서도 이베이의 G마켓 인수가 가져오는 파급 효과는 긍정적이다. 이베이는 국내 중소기업과 소매 판매자들이 이베이가 전 세계에 구축해 놓은 판매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계획이다.

옥션 관계자는 "G마켓과 옥션이 운영하고 있는 상거래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웹에이전시와 네트워크 운영업체, 웹 디자이너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면에서도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IT한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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