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적자지속할듯…정부 추가지원이 관건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4.1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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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금융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씨티그룹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 증시에서는 지난주 웰스파고가 1분기에 시장전망치의 두 배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이후 JP모간 등 대형 금융기관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 종식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중 최악으로 꼽히는 씨티그룹의 흑자전환 여부는 금융위기의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3월초 1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15일 종가는 3.97달러로 3배 이상 뛰었다. 최근 씨티그룹의 주가 상승은 금융주 전반에 걸친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로 덩달아 상승한 측면도 있다.



톰슨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씨티그룹이 1분기 13억9000만달러, 주당 34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분기 연속 적자로 2007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손실 규모는 28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씨티는 17일(현지시간) 개장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예상보다 낫겠지만 적자 면하기 어려워"
현재의 컨센서스가 회계기준 완화 등 다른 대형 금융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근거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NN머니는 "금융주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씨티그룹은 1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씨티그룹의 적자행진이 곧 끝날 것이란 기대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적자 전망 근거는 주택대출, 신용카드, 소비자대출 등에서 발생할 추가 손실이다. 씨티그룹이 지난해 4분기 잠재 대출부실에 대한 충당금으로 60억달러를 설정했지만 실제 손실액은 83억달러에 달했다.

바클레이 캐피탈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경제침체, 실업 증가, 부동산가격 하락 등으로 씨티그룹의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피트 켈튼코크란 카로니아는 "씨티그룹이 1분기 대출 부실규모가 40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회수불가능한 채권 규모는 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추가지원 여부가 관건
씨티그룹은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흑자전환 여부보다 정부의 추가지원,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 보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이 씨티그룹의 주가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월말 미국 정부는 씨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중인 25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주 전환이 완료되면 정부의 보유지분은 36%에 달할 전망이다.

씨티그룹이 정부의 추가지원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 재무부가 곧 발표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1분기 실적을 토대로 씨티그룹의 추가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때 정부가 씨티그룹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주가상승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사이트의 데이비드 핸들러 애널리스트는 "씨티그룹의 적자행진은 기존 예상보다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방예금공사(FDIC)의 지급보증, 민관펀드의 부실자산 인수 등 정부의 지원책이 씨티그룹의 유동성과 실적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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