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씨 美 체류당시 금융거래 집중 조사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9.04.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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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노건호·연철호 재소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미국 현지 은행계좌를 확보하는 등 미국 체류 당시 금융거래 내역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건호씨는 2006년 6월 LG전자를 무급휴직하고 미국에 건너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MBA)에 입학했으며 2008년 10월 유학생활을 마친 뒤 LG전자에 복직했다. 지난 1월 미국 법인으로 발령받아 이 회사 샌디에이고 지사에서 근무하다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1일 입국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건호씨로부터 미국에서 사용한 금융자료를 제출받았다"며 "수사 필요성에 따라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박 회장에게서 100만 달러를 받은 직후인 2007년 6월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과테말로 가는 도중 미국 시애틀을 들렀고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아들에게 줄 돈이라며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 방문 당시 시애틀 총영사였던 권찬호씨와 노건호씨의 경호원을 최근 불러 노 전 대통령이 실제로 건호씨를 만났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오전 노건호씨를 재소환해 100만달러와 연관성을 집중 추궁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도 이날 오후에 다시 소환, 박 회장 자금 500만 달러가 버진아일랜드에 연씨가 설립한 창투사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에 투자된 배경과 '엘리쉬&파트너스'사에 재투자된 과정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500만 달러 중 200만달러 가량이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에, 300만 달러 안팎은 노건호씨가 지분이 있는 '엘리쉬&파트너스'에 남아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이동 과정과 투자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건호씨와 연씨가 베트남에 있던 박 회장을 만난 뒤 500만 달러가 송금됐고 "아들과 조카사위를 도와주라"는 모 전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다는 박 회장 진술을 확보,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의 부탁에 따라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건호씨와 연철호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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