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국제석유제품(옥탄가 92론) 가격 추이. 1년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가격이 떨어졌다.(출처: 페트로넷)
직장인 최 모씨는 최근 여의도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다 깜짝 놀랐다. 평소 이용하는 주유소보다 무려 리터당 400원 이상 비싼 1886원이었기 때문. 최근 경제뉴스를 통해 서부텍사스산 원유 등 국제유가와 환율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최 씨는 휘발유 가격이 이렇게 비싼 이유가 궁금했다.
최 씨는 주유소 직원으로부터 여의도의 기름 값이 서울시내 다른 곳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지만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었다.
한 네티즌은 "도대체 요즘 기름 값이 왜 오르는지 모르겠다"며 "기름 값 인상은 승용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민만 죽이는 것"이라고 인터넷 게시판에 피력했다.
이처럼 국제석유제품 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도 휘발유 가격 하락폭이 작은 건 세금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지난해에 비해 세금을 리터당 무려 100원 정도를 부과했다. 현재 리터당 세금은 890원이다.
정부는 올해 국제유가 하락을 이유로 유류세 10% 감면 제도를 폐지했고 원유수입 관세를 높혔다. 이로 인해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43%에서 57%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17%, 일본의 44%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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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국제유가는 떨어졌지만 세금이 오르면서 전국의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기름 값의 기준이 되는 국제석유제품 가격이 올 초만 해도 리터당 42.65달러였지만 현재 61.59달러로 크게 올랐다"며 "유류세 등 정부의 세금부과가 고유가 현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