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풍문'과 '공시'의 차이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9.04.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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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이베이에 G마켓 매각 보도..거래소 조차도 확인 과정 없어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인터파크가 보유한 G마켓 지분을 인수키로 확정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13일 나왔다.

기업 인수합병(M&A)업계의 소식통을 인용한 것으로 이베이가 인터파크(29.01%)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3.2%)이 보유한 G마켓 지분 총 34.21%를 주당 미화 24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파크 주가는 이날 한때 전날보다 11.46% 오른 72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베이의 G마켓 지분 인수건은 그 동안 실제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을 받았던 사안이었다.



그러나 인터파크측 관계자는 명확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인터파크의 주요 경영자인 이상규 인터파크INT 대표도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로선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이런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이베이가 G마켓 인수 자금 지불을 위해 서울외환시장에서 4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원화로 환전활 계획이라는 풍문까지 나돌았다. 이쯤 되면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가 나올 법도 한데, 장 마감이 되도록 조회공시 요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총괄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파크의 G마켓 지분 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는 지난해 9월 낸 바 있고 인터파크가 '진행중'이라고 답변한 미확정 내용"이라면서 "이런 경우에 본부는 규정상 회사측이 다시 확정 공시를 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재차 "시장에 매각이 확정됐다는 설이 파다한 상황에서 다시 구체적인 답변 요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회사측과 연락을 취했는데 확정될 경우 공시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중요한 인수합병(M&A) 관련 사실에 대한 재공시 문의와 인터파크 측의 답변이 투자자들은 전혀 모른 채 담당자들의 전화 통화로만 오간 것이다.

이처럼 인터파크도 코스닥시장본부도 구체적인 입장을 시장에 발표하지 않는 사이에, 결국 이날 인터파크 주가는 고가보다 상승폭을 8.52%포인트나 줄이며 전날보다 2.94% 오른 6650원으로 마감했다.


물론 기업 M&A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 해당 기업 입장에서야 명쾌하게 밝힐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실제 확정 여부조차도 시장시스템 속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이로 인해 낭패를 보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걸까. 코스닥시장본부일까, 해당 기업일까, 아니면 투자자 본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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