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회사 직원, 사이다 공장엔 왜 갔나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9.04.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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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불만제로] 5-2. 우수공장 선별 포상… 안전관리 심혈

편집자주 【편집자주】몇 년 전 한 음료업체 제품에 독극물을 주입시키고 제조사를 협박한 블랙컨슈머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수십억 원을 요구한 블랙컨슈머는 법의 처벌을 받았다. 해당 기업은 피해도 컸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굵직한 안전 이슈 없이 음료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운도 따랐지만, 안전관리에도 과감히 투자를 해왔다. 시장 규모도 작은 차 음료에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한 건 선두업체가 아니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을 찾아 불만제로를 향한 회사 측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소주회사 직원, 사이다 공장엔 왜 갔나


16일 롯데칠성 안성공장에 낯선 손님들이 방문했다. 최근 롯데가(家)로 새로 합류한 롯데주류BG 부장 및 차장급 직원들이다. 소주회사 사람들이 음료회사엔 웬일일까.

사이다 만드는 과정, 생산 체제, 조직 분위기 등 롯데의 문화를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놀란 것은 무균생산라인의 깐깐한 위생방침이었다고 한다. 방형탁 공장장은 "위생이나 안전관리 면에서 알코올이 들어가는 주류보다는 음료가 더 철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형탁 공장장↑방형탁 공장장
안성공장의 이 무균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방 공장은 2006년 본사 생산본부장과 함께 아침은 프랑스에서, 저녁은 이태리에서 먹을 정도로 강행군을 하며 선진국의 7개 설비업체를 9박10일간 돌아다녔다.



생산 설비를 일본과 유럽에서 들여오다 보니 일본 기술자들이 6개월간 인근 평택의 한 호텔에 머물며 공장에 상주했다고 한다. 방 공장장은 "직원들이 언어가 안 통하다보니 통역을 끼고, 사전도 뒤적이면서 매뉴얼을 익혔다"고 회고했다. 지난 2007년 10월 무균생산라인이 처음 가동되기 전까지 5개월간 셀 수 없는 사전검사를 거쳤다.

1년에 한번, 롯데칠성음료의 각 지역 공장장들은 시험대에 놓인다. 공장을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했는지 평가받는 자리다. 제조안전팀 품질보증실 직원들이 모든 공장을 순회하면서 외부 전문가 뺨치게 이곳저곳을 점검하고 순위를 매긴다.



꼴등을 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고 징계는 없다. 위생환경 및 안전관리를 장려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란다. 1등을 하면 해당 공장장에게 100만 원 정도의 상금이 주어진다. 회식 한 번 하고 나면 없어질 돈이지만, 각 공장 간에 은근히 경쟁심이 조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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