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전봇대 282개 뽑아 지역경제 살린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4.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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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전봇대 282개 뽑아 지역경제 살린다


전남 순천시가 전봇대 282개를 뽑아 지역경제를 살리는 계획을 추진한다. '과잉규제 철폐'를 뜻하는 은유가 아니라 전선을 연결하는 진짜 전봇대를 뽑는다.

순천시는 지난 11일 국내 유일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두루미 서식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순천만 생태공원 주변 전신·통신주(전봇대) 282본의 지중화(地中化) 및 철거를 2010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12일 이같이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에서 흑두루미 한 마리가 두부손상 및 날개골절로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날아가는 도중에 전깃줄에 발이 걸려 땅바닥에 떨어져서 생긴 사고 탓인 것으로 풀이됐다.

2007년에도 이 지역의 또 다른 흑두루미 한 마리가 다리가 부러진 채 이 지역에서 월동하고 다시 북쪽으로 날아갔다.



2004년 강원 철원에서도 전깃줄 때문에 두 다리가 모두 부러져 사망한 재두루미의 시체가 발견됐다. 철원에선 또 다른 재두루미 한 마리가 2005년 전깃줄 때문에 왼쪽 날개가 부러져 사람들에 의해 날개 절단수술을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 일도 있었다.

지난 6년간 순천만과 철원을 비롯해 김포·연천 등 국내 주요 두루미 서식지에서 발생한 두루미 사고만 해도 15건으로 이중 절반이 넘는 8건이 전깃줄 때문에 발생했다. 일본의 주요 두루미 서식지인 구시로습지에서도 매년 10여마리가 전깃줄·차량 충돌로 인해 죽는데, 이같은 사고가 두루미 개체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내에서 순천시는 생태자원은 덜 쓰면서 부가가치는 올리고 사람들의 삶의 질은 높이는 녹색성장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순천시는 갈대밭으로 유명한 순천만을 밀어 아파트를 짓지 않았다. 나무판자로 길을 내는 등 165억원을 들여 갈대숲을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했을 뿐이었다.

순천이 생태관광에서 올리는 수익은 지난 2007년 720억원에 이르렀다. 같은해 순천만 갈대축제에서도 252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거뒀다. 순천은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와 '녹색관광 활성화 협약'을 맺고 지역 내 갯벌 등 자연자원을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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