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으로 多되는 '크레디트 코리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오수현 기자 2009.04.1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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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40년…오해와 진실](1)

- 1인장 3.7장 보유, 세계 2위… 연 464조원 결제
- 전자상거래 등 IT와 결합… 선진국도 벤치마킹


한국의 신용카드산업은 세계적으로 드문 성공사례로 꼽힌다. "신용카드가 탄생한 곳은 미국이지만 카드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곳은 한국"이라는 게 해외 카드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장으로 多되는 '크레디트 코리아'


정작 국내에서는 이런 대우를 기대하기는커녕 홀대를 받는 형편이다. 오해와 편견도 상당하다. 최근 제기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수수료는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인프라 비용인데도 시장논리보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재단된다. 국내 도입 40년을 맞은 신용카드의 성장과정을 되짚어보면서 수수료 논란을 점검한다.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서비스=세계 최초의 신용카드는 1949년 미국의 사업가 '프랭크 맥나마라'가 만든 다이너스카드다. 미국에서 출발한 신용카드는 지급결제의 편리함을 인정받아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다.

현재 신용카드 문화는 한국이 전부문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 배달된 음식을 휴대용 카드리더기를 통해 결제하고 지하철과 버스에 이어 택시요금까지 카드로 해결된다. 교통비뿐 아니라 대학등록금, 지방세, 의료비, 보험, 전화요금 등도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지갑에 현금이 없어도, 카드 1장만 있으면 모든 생활이 가능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카드산업은 중국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국의 벤치마크 대상이자 미국 유럽 등 금융 선진국의 연구모델이 된 지 오래다.



편리한 결제인프라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서비스도 한국 소비자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국내에서 일반화된 무이자할부, 포인트·마일리지 적립, 할인 등은 해외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 카드사의 경우 1년에 1~2차례 사은이벤트로 할인행사를 열고 그나마 할인폭도 1~2%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선진국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연중 무이자할부가 제공되고 5% 이상 할인해야 눈길을 끄는 한국 카드업계를 신기하게 바라볼 정도다. 공연, 문화, 레저, 여행 등에서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역시 해외에선 흔치 않다.

◇IT와 동반 성장=국내 첫 신용카드는 69년 신세계백화점이 발급했다. 카드산업은 지난해 소비지출에서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현금을 앞질렀고 가맹점 숫자도 증가세를 보일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제는 카드 종주국 미국보다 탄탄한 고객기반과 인프라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소비자들은 현금결제보다 카드 사용을 편하게 여긴다. 수년전 한국경제를 흔든 신용위기의 오점을 남기기도 했으나 소비문화를 한층 성숙하게 만든 보약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카드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민간 소비지출에서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까지 포함한 카드대금은 연간으로 곧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결제액은 2004년 368조원에서 2007년 4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46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회원수도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국민 1명이 소지한 카드수는 3.78장으로, 미국(5.3장)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다.

최근 정보기술(IT)산업과 융합도 두드러진다. 개인용컴퓨터와 초고속인터넷이 급속히 보급된 가운데 신용카드를 사용한 전자상거래 규모도 급증했다.

여기에 안심클릭, 인터넷안전결제(ISP)와 같은 결제플랫폼이 등장한 것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촉진했다. 종전에는 해킹 등에 대한 우려와 모든 카드정보를 일일이 입력하는 불편함으로 전자상거래를 기피했으나 이제는 안전하고 간편하게 카드결제를 하게 된 것이다.

TV홈쇼핑을 통한 거래, 휴대폰뱅킹, 집적회로(IC)카드 도입 등 거래를 활성화하는 보완기술이 발달한 것도 카드산업 발전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및 TV홈쇼핑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시장은 19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7조5000억원에서 155% 이상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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