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성공 요인은…

제임스 올드로이드 성균관대 SKK GSB 교수 2009.04.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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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지상특강]6회. 벤처 기업가에 대한 고찰

벤처기업의 성공 요인은…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는 동화나 다름없어 보인다. 열심히 일하고 끈질기게 노력하면 몇 년 만에 성공한다. 어떻게 이러한 동화 같은 이야기가 가능한 것일까? 과연 벤처 기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주요인은 무엇일까?

건전한 기업활동의 밑바탕이 될 환경을 예측하고 창조하는데 있어 진화론의 변이, 선택, 유지 메커니즘은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진화론은 종 또는 기업의 변이가 상이한 환경의 압력에서부터 비롯된다고 가정한다.



주변 환경에 적합한 아이디어 또는 종이 선택될 것이고, 선택되지 못한 경우 도태되어 사라질 것이다. 선택된 기업과 종은 신규 사업과 새로운 종을 생산 또는 재생산해낼 것이다. 기업 활동에 있어 성공이란 수백 만개의 고용 창출 또는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성공을 가늠할 방법은 무엇인가?

◇정답 1 : 시행착오(변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패 횟수야말로 건전한 기업활동을 평가하는 좋은 척도이다. 기업이 실패하는 환경에서 시행착오가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은 학습한다. 동물과 달리 인간은 변이 상황이 발생하면 더욱 영리해진다. 처음부터 성공하는 벤처 기업은 극소수이다.



예를 들어 보자. 1995년, 알렉스 리고퓰러스와 에런 에고지는 하모닉스(Harmonix)를 설립했는데, 이 기업의 초기 제품은 기술적으로는 훌륭했지만 잘 팔리지는 않았다. 하모닉스는 4년간 7개 제품이라는 시행착오를 겪고 난 후에야 드디어 기타히어로(Guitar Hero) 제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몇 안되는 벤처기업만 처음부터 성공을 거두며, 기실은 동일한 개인이 여러 번 변이를 겪는 경우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된다.

상이한 아이디어를 가진 상이한 사람들에게서 변이가 일어난다. 사람들은 벤처기업인이라면 젊고 에너지가 넘치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사뭇 다르다.

카우프만(Kauffman) 재단에 따르면 기업인이 벤처기업을 시작한 평균 연령은 39세이며, 50세 이상의 개인이 창업할 확률은 25세 이하의 개인이 창업할 확률의 2배에 달한다고 한다. '진정한' 벤처기업인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거울을 보라. 벤처기업인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기에 여러분과 똑같이 생겼다. 우리 모두가 벤처기업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우리 중 일부는 늘 꿈꿔오던 사업을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벤처기업인에 대한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동안 미국은 창업의 기회가 넘치는 땅이었으며, 연평균 50만 개의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미국인이 특별해서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다. 미국인이 더나은 기업인이기 때문도 아니다.

기업 연구기관인 카우프만 재단에 따르면, 모든 미국 신생기업의 25%는 이민자가 설립한 것이었다. 이제 미국은 벤처 기업인을 키우는 대신 기업가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환경을 창조했다. 미국은 모든 인종, 민족, 집단이 함께 모인 거대한 용광로이며, 이는 변이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 됐다.



◇정답 2 : 실패가 용이한 환경(선택). 일전에 '세 도산 기업의 최고 경영자였다'는 기업인의 이력서를 본 적이 있다. 3번이나 실패하다니, 최소한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인건 확실하다. 그러나 이 이력서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실패도 성공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성공에서 배우는 만큼, 또는 더 많은 것을 실패에서 배운다. 시장은 어떤 아이디어가 적합한지 또한 어떤 아이디어가 살아남을지를 결정할 것이며, 실패의 효과가 이 과정의 비용을 결정할 것이다.

최근에 한 기업인을 만나, 벤처기업의 폐업 시점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문의한 적이 있다. "쉬워요" 그의 답은 명쾌했다. "자금이 다 떨어졌을 때죠." 하지만 실패가 장기적인 상흔을 남기는 환경에서라면 부담해야 할 실패의 대가가 너무나 크기에, 누구나 어떻게든 실패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여기서 생기는 문제점은 기업인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그저 관망하며 창업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던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털어 넣든지, 기업인들은 몰입 상승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의 한 한국인 지인은 벤처기업 도산으로 인한 동생의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집을 팔기까지 했다. 가족이 져야 할 짐이 될 정도로 큰 오점을 남기는 사업 실패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업기회가 사장되었을까.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도 부실기업이 쉽게 도산하도록 만드는 환경은 선택 메커니즘을 용이하게 만든다.

◇정답 3 : 적절하지만 계속 유지하기 힘든 보상(유지). 성공적인 기업인을 길러내는 환경의 공통점은 노력한 만큼 충분한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 누가 보상 가능성도 없는 일에 돈을 걸고 싶겠는가? '위험이 큰 만큼 보상도 크다'는 격언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때로는 위험성은 높지만 보상이 그만큼 높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보상을 얻을 확률이 높을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상당한 보상이 없다면 누가 모험을 하고 싶겠는가? 벤처기업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기업인을 양산한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수는 무척 많다.

또한 성공한 기업의 국적, 산업 및 기업인 연령대는 무척 다양하다. 경제에서 벤처기업인은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게다가 그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거대 기업은 구조조정과 비용삭감 이외에는 위기 극복방안을 찾아내기 어려워 보인다.

반대로, 벤처기업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기회를 찾아 왔다. 최근 벤처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인들은 올해 자신의 기업이 30% 이상 성장할 것이며, 인력을 10% 이상 증강할 것이라고 답했다.



벤처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현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변이를 촉진시키고 선택 비용을 감소시키며 성공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활동을 통해, 우리 같은 일반인으로부터 성공적인 벤처기업인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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