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올 매출감소··침체 오래갈 것"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김지산 기자 2009.04.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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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분기 영업익 3730억원··71%↓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10일 "철강 경기의 침체가 오래 갈 것 같다"며 "연말까지 침체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철강 산업이 공급과잉 상태인데, 여기에 수요부진까지 겹쳤다"며 이 같이 밝혔다.

철강 산업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산업의 후방산업이라는 점에서 통상 전체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이날 포스코는 올해 전체 매출액이 25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조강생산 목표량을 지난해보다 15% 줄어든 2800만톤으로 책정했다.

이 사장은 이어 "4월까지 25% 감산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2분기 전체로는 감산 폭이 1분기보다 줄어 생산량이 1분기 590만톤에서 2분기에는 650만톤으로 다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기별 영업이익은 환율 안정의 영향으로 2분기부터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사장은 "최근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입 원재료비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며 "원/달러 환율이 지금처럼 1300원 내외에서 머문다면 2분기는 1분기에 버금가는, 또는 그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부터는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철강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하반기 역시 침체를 본격적으로 벗어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세계 주요 철광석 업체들과 진행 중인 철광석 가격 협상과 관련, 이 사장은 "철강사들은 철광석 가격이 2007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대비 44~50%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철광석 공급사들이 전년 대비 20% 수준의 인하를 주장하는 등 수요-공급사 간 입장 차이로 가격협상이 난항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철광석과 함께 용광로에 원료로 들어가는 연료탄에 대한 가격 협상의 경우 지난해 대비 57~60% 수준의 인하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단계다.

국내 철강제품 가격 인하설과 관련, 황은연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상무)은 "철강 가격의 인하 시기나 폭은 아직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그동안 고가 원료들이 들어왔는데, 이 재료들이 소진되는 시점을 고려하면 가격 인하는 하반기 이후에나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올해 투자액을 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조9000억원보다 49%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5조9000억원은 사내 설비투자, 1조3000억원은 해외 철강 및 원료 분야, 877억원은 비철강 및 신사업에 투자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해외 철강사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기업을 사고 파는 것인 만큼 시간이 걸린다"며 "연말쯤이면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IR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37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3250억원으로 69% 줄었다.

매출액이 6조4710억원(단독 기준)으로 작년 동기보다 7%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말까지도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을 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철강 수요 부진에 따른 대규모 감산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증가 등이 반영되면서 컨센서스가 4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다. 대우 삼성 한화증권 등이 3900억원대의 1분기 영업이익을 예상했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자동차, 가전 등의 철강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철강 산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포스코도 4개월 연속 감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1분기 고가 강점탄의 사용비중을 낮추는 등 원료비 부담을 줄이고, 용광로(고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의 저원가 조업기술을 적용해 총 4153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3730억원임을 고려할 때 원가절감 조치가 없었다면 영업적자가 불가피했던 셈이다.

포스코는 향후 경기침체 심화로 감산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질을 만들기 위해 전사적 원가절감 노력을 강화키로 하고, 올해 원가절감 목표치를 연초 수립한 9584억원에서 1조2955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또 포스코는 포항 신제강공장과 광양 후판공장의 건설,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위한 설비 도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키로 했다. 이 사장은 "1분기 실적이 그리 화려하지 않다"면서도 "어려운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투자는 미래에 대한 보험인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원가절감을 해서라도 투자는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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