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2.4%라는데 금리를 동결한 이유

머니투데이 오상연 MTN 기자 2009.04.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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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어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달 연속 동결하면서 현재의 연 2%를 유지했습니다.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괍니다. 하지만 금리동결 이후 브리핑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오늘 한은이 올해 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춘 것을 감안하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금리동결의 의미에 대해 경제증권부 오상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질문1.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전망보다 훨씬 낮춰졌는데도 불구하고 금리는 동결이 됐습니다. 배경이 뭘까요?






답변=예, 어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해 현재의 연 2%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인 오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에서 -2.4%로 낮췄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 해 10월 이후 올 2월까지 6차례 연속 3.25%포인트나 적극적으로 인하해 왔는데요.

항상 급격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감이 결정적인 금리인하의 이유로 작용해 왔습니다. //


그만큼 이번 금리동결이 급격히 위축되던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돼 가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 것이 사실인데요.

이성태 한은 총재는 국내경기가 계속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연말까지 빠르게 진행돼 왔던 국내경기 하강속도가 최근 1~2개월간 상당히 완만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비투자와 소비가 계속 부진하고 수출도 20% 가까운 감소율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 감소율은 작년 11월 이후 완만해 지고 있고 정부의 공공투자사업이나 기업의 재고 조정도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유동성 함정이나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결정이고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로 보기 보다는 시장을 바라보는 한은의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인터뷰]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동결했다는 것은 급격한 경기하강이 이제 멈추면서 반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답변2. 예,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동결 발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면 잠깐 보실까요.

[인터뷰]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
내년까지 경제상황의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전개에 따라서 정책선택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금리조절은) 앞으로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금리인하 여지가 닫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총재는 또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지표를 기준으로 한 예측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경기 상승이 언제부터 시작될 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금리동결이 경기하강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까지 경기상황에 대한 낙관론을 펴기에도 이르다는 판단입니다.

오늘 경제성장률 발표를 보면 한은의 입장은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3.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이르다고는 해도, 최근에 금융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시는 걸 겁니다. 예전보다 훨씬 낙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변 3. 분위기가 지난 해 말과 비교해도 훨씬 나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만 봐도 그런데요.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어제 마감가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1316.35로 연중 최고점이자 지난 해 10월15일 종가인 1340.28 이후 6개월 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코스닥지수는 481.45로 연고점을 기록하며 지난 해 8월25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구요.

외환시장도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어제 원/달러 환율은 1322원50전으로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여러가지 국내지표들을 살펴볼까요.

보시는 것처럼 2월 광공업, 서비스업 생산이 1월보다 모두 증가를 했구요, 3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도 '사상 최악'을 기록했던 수준에서 모두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을 보면 경기가 급격히 반등한다고 확신하기도 어렵습니다. 가파른 속도의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결정적으로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은 미국 금융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슈들이 마무리되는 단계까지 경기 반등에 대한 확인은 좀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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