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라이징 쌍용 다시 한 번"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4.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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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라이징 쌍용 다시 한 번"


"스페인에서는 RV차량 가운데 쌍용차의 선호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쌍용차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쌍용차 스페인 딜러)

지난 2일 개막한 '2009서울모터쇼'의 쌍용차 전시장은 다른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 전시장에 비해 초라했다. 군데군데 빈 공간도 많았고 'C200'을 제외한 전시 차들은 츨시된 지 몇 년씩 된 차량들이었다.



하지만 쌍용차전시장에 온 관람객들은 다른 브랜드 관람객들과 달랐다. 눈을 지그시 감고 옛 추억에 젖어드는 한 중년 관람객은 "젊은 시절 코란도를 타면서 오프로드를 달렸었다"면서 "지금은 다른 브랜드 차량을 타지만 'C200'이 나오면 차를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쌍용차가 펼치는 '희망메시지 전달' 이벤트는 1등으로 당첨돼도 자전거 한 대가 전부인 초라한 행사였지만 관람객들은 부지런히 희망엽서를 적어냈다.



“렉스턴, 무쏘의 전설을 다시 한번”, “나도 쌍용차 주주입니다. 5000원까지만 갑시다” 등 쌍용차의 부활을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하루 분으로 준비한 엽서가 단 두 시간 만에 동이 날만큼 뜨거웠다.

노사 대표들도 한 뜻이었다. 쌍용자동차의 희망인 'C200' 공개행사장에서는 이유일·박영태 공동관리인은 물론 한상균 쌍용차 노조 지부장도 '투쟁 조끼'를 벗고 말끔한 작업복 차림으로 행사장에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모터쇼 기간중인 지난 8일 쌍용차가 전 직원의 36%인 2646명을 정리해고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상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모터쇼에서 보인 희망 메시지는 산산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노조 측은 즉각 해고계획은 '폭거'라며 '쌍용차 구조조정 규탄회견'을 열고 투쟁의지를 천명했다.


쌍용차는 지금 위급한 상황이다. 다음달 6일 삼일회계법인이 법원에 제출하는 실사보고서가 청산 쪽으로 기울면 모든 게임이 끝난다. 한 시민이 희망엽서에 쓴 "라이징 쌍용 다시 한번"이라는 말처럼 쌍용차가 다시 4륜구동 자동차의 명가로 서려면 지금은 노사 모두가 힘을 합쳐야할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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