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험난한 여정 이제 시작일 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4.08 17:40
글자크기

36% 감원 등 회생안 발표...노조반발·조사위원 보고서 등 '첩첩산중'

법정 관리 중인 쌍용자동차 (5,350원 ▲50 +0.94%)가 8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안을 포함한 자체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쌍용차 주가는 이날 회생 기대감으로 상한가를 기록, 17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구체적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했다.



쌍용차는 이날 2646명(전 직원의 36%) 인력 감축 및 5개 신차 개발계획, 자산매각 등을 골자로 한 방안을 내놨다. 법원이 선정한 조사위원의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현 경영진이 회생안에 대한 밑그림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산은 "구체적 실현가능성 의문, 법원의 진행과정 지켜볼 뿐"



여전히 칼자루는 법원과 채권단,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쥐고 있다. 우선 내달 6일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쌍용차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고 보고서를 내면 법원은 청산절차를 밟을 수 있다.

쌍용차는 전체 인원의 36%를 감원해 연간 232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1000억~2000억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력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모델 풀체인지를 비롯 승용 신차 출시 등 5년간 5개 모델을 내놔 판매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희망사항’일 뿐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대규모 감원에 대한 노사협의 여부, 신차종 개발의 세부적 진행 로드맵 등 구체적 실현가능성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날 발표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법원의 진행과정을 지켜볼 뿐”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의 재무구조와 시장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지난해 70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450억원이나 초과한 상태다. 경기침체로 자산매각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어 신차개발을 위한 현금마련도 어렵다. SUV 수요 급감으로 올 1분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76%가 급감했다.

◇노조 강력 투쟁 예상..."보름 이상 공장 폐쇄도 대비"

노조의 반발도 핵심 변수다. 금속노조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해고계획은 폭거”라며 강력히 투쟁할 것임을 천명했다. 쌍용차지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구체적 투쟁방안 마련에 나섰다.

사측은 이미 노조의 파업을 예상하고 대책을 고심 중이다. 협력사들로 구성된 쌍용차협동회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파업에 따른 15~20일 정도 전면 공장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20여개 주요 협력사들과 회사 경영진이 관련 회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01년 대우자동차 1751명 집단 정리해고 때와 같은 충돌도 걱정한다.

시장에서는 쌍용차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이날 “채권단 등 외부에서 보기에는 더 강도 높은 인력 감축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쌍용차보다 더 좋은 매물도 매각이 안 되는 터라 지금으로서는 청산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과 채권단은 조사위원의 보고서가 회생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내달 22일 제1차 관계인 집회를 열어 권리관계를 확정해 의결권을 정한다. 이후 쌍용차는 2차 관계인 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9월 말 이전까지 본격적 최종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게 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