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8일 2.93% 하락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2.34%, 일본 니케이지수가 2.69%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지만 그동안 상승 속도가 이들 국가보다 빨랐다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섰고 1300선까지 오르는 동안 차익실현에 집중했던 개인들은 오히려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 신호들이 나타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며 "이미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실적시즌은 잘해봐야 본전인 셈이어서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브레이크를 더 밟아야 하고 1200선 이하까지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실적발표 기간 동안 1300선을 고점으로 지그재그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적과 관련된 악재가 튀어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신용위기 우려가 완화됐고 투자심리도 호전된 만큼 1200선에는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오늘의 조정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목소리도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나타나는 일반적인 조정이었다"며 "지금의 증시 주변 상황이 과거에 비해 악화됐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상승 추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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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조정받는 기간 동안 종목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종목 장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융주를 제외한 상당수 대형주들은 이미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해 조정의 폭이 크겠지만 중소형주는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조짐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기 있어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종목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7일 코스피지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형주는 하락세였고 중소형주는 올랐다. 8일에도 대형주는 3.36% 하락한 반면 중형주는 0.64% 하락, 소형주는 0.31% 상승을 나타냈다. 코스닥은 8일에도 올랐다.
김세중 팀장은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투자심리가 과거처럼 완전히 냉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목별 대응은 활발해질 것"이라며 "개별 중소형주의 매기는 더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지수가 급락하거나 추세적으로 반전한다면 개별 종목도 어려운 모습을 보이겠지만 제한적인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종목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투기적 거래와 일부 과열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종목별 대응의 관점은 유지하되 전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