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두바퀴차? 네바퀴차나 잘 만들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4.0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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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뉴욕리포트]미국인 반응 '싸늘'

"유리창 달린 휠체어 같다"
"GM이 드디어 타타(인도의 자동차 회사)를 따르기로 했다"

제너럴 모터스(GM)가 개발중인 2인승 두바퀴 자동차 '푸마(PUMA:Personal Urban Mobility Accessibility)'☞관련 포토뉴스 보기 를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GM은 앞서 6일(현지시간) 1인승 전동스쿠터 세그웨이를 개발한 세그웨이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PUMA를 공개했다. GM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실제로 운전 시험까지 해보인뒤 2012년까지 이를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게가 317kg에 불과한 푸마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며 한번 충전으로 56km를 달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35마일(약56km)이다. 주행원리는 기존의 세그웨이와 마찬가지지만 두사람이 나란히 탈 수 있고, 보조바퀴가 앞뒤로 달려 있다.

GM과 세그웨이는 푸마가 복잡한 도심의 교통난을 피할수 있는 유용한 친환경 근거리 출퇴근 승용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기존 승용차의 3분의1∼4분의1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푸마의 원조인 세그웨이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 될 것"이라던 공언이 무색할 정도로 상업화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푸마가 세그웨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제작비용을 줄여야 하고, 최소한의 편의장치와 적재 공간을 갖춰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 GM과 세그웨이가 공동개발한 2인승 두바퀴 자동차 '푸마'↑ GM과 세그웨이가 공동개발한 2인승 두바퀴 자동차 '푸마'


우선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세그웨이 한대값이 5000달러 선인 것을 감안하면 '2인승 세그웨이'라고 할수 있는 퓨마의 가격은 1만달러 선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GM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볼트'의 예상 가격 4만달러의 4분의 1수준이다.

1만달러에 조금만 더 보태면 현대 엑센트 같은 고연비 4인승 소형차를 살수 있는데 퓨마가 시장성이 있을지에 대해 소비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도의 타타 자동차는 이미 2000달러짜리 네바퀴 자동차를 만들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안전성 문제도 걸림돌이다.
충돌시 안전성은 차치하고, 두 바퀴 자동차의 특성상 시속 35마일로 달리다가 급제동할 경우 전복 위험성이 커 보험사조차도 가입을 외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134억달러의 운영자금을 받아 겨우 연명하고 있는 GM이 직면한 최대의 장애물은 소비자들의 '반감'이다.

'푸마'관련 기사에 딸린 자동차 애호가들과 독자들의 의견을 보면 GM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평상시같으면 미래형 친환경 아이디어에 호감을 보였을 법도 한데 "GM에게 수십억달러의 세금을 지원해 연명시켜준 대가가 이런 휠체어냐?"는 식의 감정적인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피 올드맨(grumpy oldman)'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자기네 공장에서 자동차 만드는데도 집중하지 못하면서 왜 정부의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나, 이들은 정말로 이게 시보레 딜러에서 팔릴 수 있고, 시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라고 비판했다.

"이걸 자동차라고 부를수 있나, GM이 이걸 자동차라고 부르는걸 보고도 이 회사가 생존가능성이 있다고 믿을 사람이 있나"(nk19772006)

"회사가 절반으로 쪼그러 들게 생기니까 차도 절반크기로 만들기로 했나" (rulooking4fun2)

"갤런당 50마일을 갈수 있는 소형차를 개발한 뒤에 과학전시회용 작품에 집중해도 늦지 않다"(jus7time)

GM이 모처럼 내놓은 '친환경 신제품' 푸마는 한번 잃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미 증시에서는 GM의 파산신청이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또다시 12%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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