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도 못해" 바빠진 한남뉴타운 중개업소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4.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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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재정비촉진계획안' 발표후 보광동 일대 급매 사라지고 호가↑

↑ 용산구 보광동 전경 ↑ 용산구 보광동 전경


7일 오후 8시 '한남 재정비촉진계획안'이 발표된 용산구 보광동. 날은 어두워졌지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불은 환하게 밝혀져 있다.

보광동 D공인 관계자는 "계획안이 발표 나고 주민공람이 실시된 이후 문의전화가 많아 일이 늦게 끝나기 일쑤"라며 들어갈 채비를 했다.



서울의 낙후주거지인 용산구 '한남뉴타운'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와 같은 세계적인 명소로 조성하는 계획안이 발표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독주택, 빌라들이 빼곡히 들어선 보광동과 한남동, 이태원동, 서빙고동 일대 111만1030㎡는 지난 3일 서울시가 발표한 '한남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따라 오는 2017년까지 총 286개 동 1만2740여 가구가 건립된다.



이 지역은 평균 용적률 220%를 적용받아 50층짜리 랜드마크와 30층 이상의 초고층형 4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은 개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있다. 토지거래허가 기준면적도 완화돼 한남뉴타운 투자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지지분 20㎡ 이상 주택을 사려면 기존 주택을 팔고 매입 후 3년 이상 거주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대지지분 180㎡ 이하 주택거래가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 오후 늦게 불이 켜진 보광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오후 늦게 불이 켜진 보광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보광동 K공인 관계자는 "규제가 풀리고 뉴타운 사업 윤곽이 드러나자 그동안 살까말까 망설이던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3월부터 거래가 꾸준히 이뤄져 급매물은 소진됐고, 가격이 오른 매물도 1~2건씩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한남동 L공인관계자는 "최근 한두달 사이 거래가 30~40건 체결됐다"며 "3월 전에는 4억원에도 안 팔린 10평 빌라가 최근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매도자들도 한남뉴타운이 고급주택단지로 거듭난다는 기대감 속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추세다. 올초 3억1000만원에 나왔던 26㎡ 지분이 3억600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고, 5억원에 나왔던 82㎡는 5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한남동 N공인관계자는 "더 이상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인지 이제 급매로 나오는 물건은 거의 없다"며 "가격이 회복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토지거래허가 기준이 풀리면서 20㎡ 이하 소형지분은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소형지분은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고 적은 돈을 투자해 재개발 아파트 분양자격을 얻을 수 있어 인기였다. 덩달아 '지분쪼개기'가 성행하면서 3.3㎡당 5000~6000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에 거래돼 왔다.

이태원동 T공인 관계자는 "예전에는 6평형 지분이 3억원 넘었는데 이제는 쪼개진 지분을 가진 사람이 많아 청산당할 우려가 커 안 팔린다"며 "요즘에는 큰 평수 순으로 좋은 자리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아 중형 다세대 주택에 투자자가 몰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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