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MBA, 재계 파워인맥으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4.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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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그룹 현정담 상무보, GS그룹 허세홍 상무 등
- LG그룹 유력 후계자 구광모 과장, 졸업 후 복귀 예정
- '기업가정신' 강조..혁신적 재계 리더 기대


스탠퍼드 MBA, 재계 파워인맥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 동문이 한국 재계의 '파워인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스탠퍼드대 MBA 출신의 오너 일가들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거나 올해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스탠퍼드대 MBA 출신인 현정담 동양매직 마케팅실장(상무보)이 지난달 20일 주주총회를 통해 동양매직의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동양매직은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동양그룹의 계열사다.

현 상무보는 2006년 동양매직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2년 만에 상무보로 승진했다. 부친 현 회장도 스탠퍼드대 MBA 출신이다.



범 LG-GS가에는 유난히 스탠퍼드대 MBA 출신이 많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법인장을 맡고 있는 허세홍 GS칼텍스 상무가 스탠퍼드대 MBA 출신이다. 현재 허 상무가 보유한 지주회사 GS홀딩스 지분은 1.3%로 그룹 총수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윤홍씨(0.5%)의 2배가 넘는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친동생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도 스탠퍼드대 MBA를 나왔다.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씨도 2007년 스탠퍼드대 MBA에 입학, 올 여름 졸업한다. 서홍씨의 장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장남 정도씨도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했다.

▲구광모 LG전자 과장▲구광모 LG전자 과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자 구광모 LG전자 과장도 스탠퍼드대 MBA과정을 마치고 올 여름 돌아온다. 구 과장은 구 회장의 후계자 후보 1순위로 주목받고 있다.


재계 후계자들이 그동안 주로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 MBA를 다녀온 것과 상반된 추세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E&S 부회장 등은 하버드대 MBA과정인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을 나왔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컬럼비아대 MBA과정인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CBS)을 졸업했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경우 뉴욕대(NYU) MBA과정인 스턴(Stern)스쿨 출신이 많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을 시작으로 박용곤 명예회장의 차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박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무와 차남 박석원 두산중공업 상무,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태원 두산건설 전무 등이 모두 스턴 출신이다.



MBA 출신의 한 재계 관계자는 "대개 한국학생은 영어보다 숫자에 강하기 때문에 MBA에서 재무(파이낸스)를 전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무를 공부하면 위험관리를 중시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쉽다"며 "그러나 스탠퍼드대 MBA는 창업 및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많은 재계 후계자가 이곳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경제 전체로 볼 때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스탠퍼드 MBA, 재계 파워인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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