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3조' SK에너지, 3000억원 회사채 발행

더벨 황철 기자 2009.04.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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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물 채권, 국고5년+110bp 금리 태핑중 …그룹 차원 유동성 확보 방침?

이 기사는 04월03일(16:5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 (114,800원 ▲3,800 +3.42%)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4월 중순 발행을 목표로 증권사를 통한 수요조사(태핑:tapping)에 한창이다.



SK에너지는 업계 최고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고도화 설비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과 유가·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 대비 차원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평사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차입구조 장기화 등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생긴 것도 한 이유로 지목된다. 최근 SK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 방침으로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풍부한 유동성에도 대규모 조달 왜?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만기 5년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국고 5년물+110bp 수준의 금리에서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핑 작업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4월 중순쯤 발행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SK에너지가 금융·영업 환경 변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3조5724억원(2008년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복안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가 대규모 자금을 일시에 마련해야 할 만큼 단기 유동성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말 SK에너지의 현금성 자산은 3조6211억원에 달한다. 유가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에도, 한해 동안 현금성 자산을 3조 가까이 늘릴 만큼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보이고 있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역시 1조5297억원으로 전년말(2843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자금 자달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 유가·환율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정유업황 또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고도화 설비 투자비용 등 내부적으로도 재원 마련이 필요해졌다.



무엇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란 악재에 봉착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하고 있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서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차입구조 개선 본격화

SK에너지는 장기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의 일부를 만기도래하는 CP의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SK에너지가 기업어음(CP) 발행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올들어 CP를 전혀 발행하지 않았다. CP 잔액은 지난해 10월말 정점(1조7147억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 1조56억원까지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3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사별로 수백억원씩 판매액을 배정해 수요조사에 착수했다"며 "시장 상황도 좋고 기업 신용도(AA+) 역시 우수해 충분히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SK그룹 내부에서 유동성 확보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도 대규모 채권 발행의 이유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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