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무쏘·렉스턴의 전설 다시 한 번"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4.05 17:45
글자크기

서울모터쇼서 쌍용차 '희망 메시지' 시민들 응원 봇물

[현장+]"무쏘·렉스턴의 전설 다시 한 번"


“’쌍(상)’처는 아물어요, ‘용’이 승천하듯 다시 하늘 위로 올라가요”(한 시민의 희망 엽서)

쌍용자동차 (5,350원 ▲50 +0.94%)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은 컸다. 5일 경기 일산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9 서울모터쇼의 쌍용차 전시장은 여느 완성차 업체와 다름없이 인파로 가득했지만 한 켠에 특별한 ‘붐빔’이 있었다.

‘쌍용차에 희망메시지 전달’ 행사가 벌어지는 안내데스크.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옹기종기 붙어 정성스레 엽서에 글씨를 적었다. 늘씬한 모델이 마이크를 잡고 진행하는 행사도 아니고 거창한 경품도 없지만 조그만 상자에 ‘희망엽서’는 꾸준히 쌓였다.



모터쇼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 1등으로 추첨돼도 상품은 자전거 1대가 고작이다. 한 시민은 “경품 안 줘도 되니까 빨리 살아나서 ‘코란도’나 ‘무쏘’같은 좋은 차 만들어 달라”고 적었다. 이날 하루 분으로 준비한 엽서는 개장 2시간 만에 동이 났다.

지난 2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세계적 자동차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고난의 행군’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458대를 판매해 전달보다는 3.8% 늘었지만 지난해보다 월 실적과 분기실적이 76%가량 감소했다. 구조조정안 등을 포함한 자구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택공장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현장+]"무쏘·렉스턴의 전설 다시 한 번"
그래도 ‘희망’은 이어간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이번 모터쇼에 참가해 친환경 콤팩트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인 신차 ‘C200’을 중심으로 쌍용차만의 독특한 경쟁력과 잠재적 역량을 뽐내고 있다. 2일 프레스데이 행사장에 한상균 노조 지부장이 참석한 것 역시 쌍용차 직원들의 회생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날 쌍용차 부스를 찾은 한 40대 남성은 “코란도 시절부터 쌍용차를 사랑해왔다”며 “사실 지금은 다른 회사 차량을 타지만 ‘C200’이 나온다면 차를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렉스턴, 무쏘의 전설을 다시 한번”, “나도 쌍용차 주주입니다. 5000원까지만 갑시다” 등 ‘희망엽서’에도 쌍용차의 부활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이제 내달 6일 법정이 선임한 조사위원의 보고서가 제출되고 뒤이어 채권단을 포함한 관계인 집회가 열리는 등 쌍용차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 경영진 및 노조 등 이해당사자들 간에 조율과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의 여부에 따라 부품사들을 포함한 수많은 직원들과 그 가족, 쌍용차를 사랑하는 셀 수 없는 시민들의 희망이 달려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