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MB "北로켓 쏘지만 우린 나무심어"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4.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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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도발에 의연하고 냉정한 대응 촉구

북한이 2달여 전부터 예고했던 장거리 로켓을 5일 오전 발사했다. 로켓 궤도에 포함된 일본이 패닉 상태에 빠지는 등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군이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 최고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의연하고 냉정한 대응을 촉구해 주목된다.



전날 제2차 런던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적인 위기사태 시에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함경북도 무수단리 부근의 통신량이 급증하는 등 북한의 로켓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고 안보관계 장관회의 보다 격상된 NSC 소집을 결정한 것.

이 대통령은 NSC 회의를 주재하던 중 김태영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이 오전 11시30분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군 경계태세를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또 "냉철함을 잃지 말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지만 동시에 열린 자세로 인내와 일관성을 갖고 북한의 변화를 기다릴 것"이라며 장거리 로켓 발사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사실을 발표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청와대 수석들과 함께 식목일 기념으로 20년생 반송을 식수하면서 "북한은 로켓을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고 말해 이번 사태에 냉철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차분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북한 로켓 발사가 충분히 예견됐던 사안인 데다 냉정함을 잃고 섣불리 대처할 경우 북한의 도발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런던에서 블룸버그, AFP, 로이터 통신과의 공동인터뷰에서 "북한이 특사를 받을 준비가 되면 파견하겠다"며 특사 파견을 통한 대화의지를 밝혔다. 대랑 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가도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판단할 문제"라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이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이 대통령을 극심하게 비방하는데도 이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에 감명 받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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