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주민 "반포보다 못할게 없다"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9.04.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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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 지번이 몇구역에 들어간 거지?' 한남뉴타운(한남 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계획이 확정된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도시계획과. 열람 공고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한남동 보광동 동빙고동 등 이 일대 지역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한남뉴타운 주민 "반포보다 못할게 없다"


주민들은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인 한남뉴타운이 반포 등 강남 주거지보다 못할 게 없다"며 개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분쪼개기' 이후 늘어난 토지소유자 문제, 구역수보다 많은 추진위 난립 등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3구역 vs 5구역 "우리가 랜드마크"

주민들은 한남뉴타운이 말그대로 명품단지로 개발되면 3.3㎡당 3000만원에 이르는 반포지구 시세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입지가 다소 떨어지는 용산 신계 e-편한세상이나 효창대우푸르지오가 3.3㎡당 2000만~2300만원에 분양된 점을 들어 일반 분양가도 이보다 높은 2500만~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점쳤다.



특히 5개 구역 중에서도 노른자위 땅이 어디가 될지 설왕설래하고 있다. 보광동 단독주택 소유주 양모씨는 "중심상권인 '그라운드 2.0'을 끼고 한강을 바라보는 구릉지인 3구역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은 한강변과 가장 가깝고 초고층을 지을 수 있는 평지인 5구역 동빙고동 일대가 가장 비싸다.

5구역에선 최근 몇년새 대지지분 33㎡(10평)짜리가 6억원에 수십건 거래됐다. 5구역 주민 이모씨는 "50층 주상복합이 건립되고 한강 및 용산공원 접근성이 좋은 5구역이 앞으로도 계속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쪼개기 후유증, 소형평형 원주민 '그림의 떡'


용산구는 토지 건물 현황조사 결과 뉴타운 내 토지소유자를 8000명 정도로 추산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분 쪼개기 성행으로 숨겨진 토지소유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5구역 토지소유자의 경우 용산구는 1500명으로 보고 있으나 주민들은 18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토지소유자가 많아지면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일반 분양이 상대적으로 적어져 조합원 추가부담금이 커진다.



권리가액이 많은 대형평형 지분 소유자나 소형평형을 소유한 강남 투자자는 그나마 추가 부담을 감내할 수 있지만 집 한채 달랑있는 소형 평형 원주민은 부담금이 커 재정착이 힘들 것을 우려했다. 때문에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부담금 문제를 놓고 외지인-원주민간 갈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평균 220%적용된 용적률의 추가 상향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하얏트호텔 아래 위치한 전통 부촌인 이태원동 저택들의 한강 조망을 가리지 않기 위해 아랫동네인 한남뉴타운의 용적률을 낮췄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주민 공람 뒤 추진위 동의서 제출해야



수년 전부터 공인받지 않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난립하고 있는 점도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다. 정식 추진위 승인을 받으려면 앞으로 주민 공람뒤 주민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수년간 가칭 추진위 7~8곳이 시공사 선정을 대가로 D건설사 등 건설업체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았다는 주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용산구 한남뉴타운 기획단측은 "현재 주민 제보를 조사중"이라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렇게 사용한 비용이 수십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돼 결국 토지 소유자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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