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정부채 팔고 ABS 샀다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4.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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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차보고서 "외화자산, 안정성·유동성 중점 관리"

이 기사는 03월31일(06: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외화유동성 공급을 위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 등 정부채권과 정부기관채권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줄어든 규모가 무려 595억4600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자산유동화증권(ABS) 투자는 미국의 모기지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대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2008년 한 해동안 610억달러가 줄었다. 외화자산을 구성하는 상품별로는 정부기관채가 304억4608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정부채권이 291억14만달러로 나타났다. 정부채가 외환보유고에서 차자히는 비중도 2007년말 35.5%에서 31.8%로 감소했고 정부기관채권은 28.8%에서 22.4%로 낮아졌다.

정부채와 정부기관채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좋은 채권들로 신용경색 상황에서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했다. 한은은 "정부채과 기관채는대규모 거래가 가능하고 금리가 크게 하락해 2008년중 상대적으로 매각 규모가 컸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는 투자 비중이 증가했다. 회사채는 1년중 63억7570만달러가 감소했지만 비중은 15.4%에서 16.9%로 상승했다.

또 자산유동화증권 투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2007년 금액으로는 304억1752만달러, 투자비중 11.6%에서 2008년에는 17.0%, 342억740만달러로 37억8988만달러가 증가해 다른 투자자산 가운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자산유동화채권의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안정성보다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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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은행 연차보고서

주식 비중도 3.5%로 상승했다. 한은은 국제투자공사(KIC)에 대한 위탁약정액 170억달러중 잔여분 49억달러를 위탁했기 때문이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와 기타 통화의 비중이 각각 64.5%와 35.5%로 2007년말과 비슷했다. 한은은 "보유 외화자산의 환율 변동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며 "2008년말 외화자산 중 미국 달러화 비중은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미국 달러화 비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는 수익성자산의 비중이 전년말보다 8.4%포인트 하락한 76.1%를 차지했고, 유동성자산은 소폭 증가한 5.9%로 나타났다. 위탁자산은 KIC에 대한 추가 위탁으로 6.5%포인트 늘어난 18.1%를 차지했다.

한은은 "2008년중 국제금융시장의 신용위험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화유동성 수요 급증에 대응해 보유 외화자산을 안전성과 유동성 확보에 역점을 두고 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외 지급 수요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 단기자산으로 운용하는 유동성 자산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했고 수익성 자산 가운데 중장기 채권을 현금화하는 등 자산별 비중을 신축적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외환 보유고의 위험관리를 위해 거래 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관별 위험 한도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등 극단적인 신용위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외화보유고의 부실 문제나 유동성 위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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