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9.04.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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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지난해 11월 "지금 주식 사면 1년 뒤 부자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구설에 올랐다. 대통령의 말인데도 솔깃해하는 사람보다 꼬투리를 잡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러나 몇개월 사이 판이 꽤 바뀐 듯하다. 4월 증시는 봄바람이 완연하다. 한 증권사 투자설명회에서 만난 관계자는 "지금은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투자자들에게 설파한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따른 순환 흐름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얘기.



'원자재 → 현금 보유 → 채권 → 주식'으로 인기 상품의 사이클이 형성되는데, 지금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넘어가는 단계라는 설명이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난해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며 유가 환급금까지 나오다가 조금 뒤에는 무조건 현금 보유하라는 얘기만 돌았어요. 그땐 우량등급의 채권이 좋은 조건으로 나와도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몇달새 투기 등급의 회사채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지요. 다음은 이제 주식입니다."



듣고 보니 과연 그럴 듯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고개가 갸웃해진다. 이렇게 시장의 흐름이 단순명료하다면 어째서 재테크를 부르짖는 그 많은 사람들이 거푸 고배를 마시게 되는 걸까. 투자자의 탐욕과 공포 때문일까, 아니면 유행을 부추기는 금융회사 때문일까.

지난달만 해도 '위기설' 운운하던 시장에서 이제는 "증시가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가"가 연일 화제로 오르내린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보다 더 변덕스러운 전망이 잇따른다.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200선을 넘어선 지금, 투자자들은 또 다시 혼란스러워한다. 지금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차피 정답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밝혀질 수 있을 터.


"시장에 들어가라"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지금이야말로 소신 투자, 가치 투자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몇달 전 시장에 온통 패배감이 돌던 때 "시장이 고점일 때도 투자했는데 지금은 왜 투자하지 못하나. 언젠가는 적정 가치를 찾아간다는 믿음을 갖고 투자하라"고 조언하던 한 시중은행 PB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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