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가슴 지갑을 비워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 소장 2009.04.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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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군자삼락(三落), 인맥삼락(三樂)

편집자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은 인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삼성생명 코오롱 등 주요 기업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100장의 명함이 100명의 인맥을 만든다(북북서)' 등이 있다.

머리 가슴 지갑을 비워라


살아가는 일은 채우는 일과 비우는 일이다. 지식과 정보로 머리를 채우고, 사랑으로 가슴을 채운다. 꿈을 채우고, 지갑을 채우고, 집을 채운다. 그러나 인생이란 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려면 머리를 비워야 한다.

욕심이 지나치지 않으려면 마음을 비워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베풀려면 지갑을 비워야 한다. 잘 비우는 사람만이 잘 채울 수 있다. 이제 나는 머리와 마음을 비우려 칩거에 들어간다.



사무실에 눌러앉아 음악을 듣는다. 인터넷을 방황하는데 공자님 말씀이 눈에 들어온다.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붕래), 不亦樂乎(불역낙호) 人不知而不(인부지불이),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친한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이미 수도 없이 익히 들었던 말이건만 새로운 느낌으로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아마 내 마음이 비어 있기 때문이리라.



나는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40넘어서야 알았다. 머리와 가슴을 채우지 않고 지갑을 채우며 아등바등 살아왔다. 이제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친한 벗을 잊고 새로운 인맥을 쫓아다니며 아등바등 살아왔다.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조금이라도 유명해지겠다고 아등바등 살아왔다. 그냥 필부로 살아가리라.

마음을 다지고 인터넷을 빠져나오려는데 이번에는 맹자님 말씀이 눈에 들어온다. "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父母俱存兄弟無故一樂也(군자유삼락이왕천하불여존언부모구존형제무고일락야),仰不愧於天俯不?於人二樂也(앙불괴어천부불작어인이락야),得天下英才而敎育之三樂也(득천하영재이교육지삼락야)"

"군자에게 3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임금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들지 않는다.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며 형제가 모두 무고함이 첫째 즐거움이요, 하늘에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 굽어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둘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셋째 즐거움이다." 역시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다행히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하니 첫 번째 즐거움을 가졌다. 내가 운영하는 휴먼네트워크연구소에서 꿈과 열정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니 세 번째 즐거움도 큰 기쁨이다.

다만, 하늘을 우러러 보기 어려울 만큼 죄가 크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러움이 많으니 두 번째는 즐거움이 아니라 나의 가시방석이요, 십자가다. 가능하다면 지나간 인생을 모두 비우고 새롭게 채우고 싶다.

이제라도 앞으로 남은 인생은 비울 것을 비우고 채울 것만 채우리라. 첫째, 고집과 편견, 고정관념에서 떨어질 수 있도록 머리를 비우자. 둘째, 불평과 원망, 복수심에서 떨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자. 셋째, 다른 사람에게 조금 더 베풀고 욕심에서 떨어질 수 있도록 지갑을 비우자. 이것이 군자가 비우고 떨어져야 할 삼락(三落)이다.

인맥에 있어서는 삼락(三樂)을 갖자. 첫째, 부모형제, 남편(아내), 자녀들과 서로 아끼고 살아가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둘째, 좋은 스승과 제자를 만나 평생 배우고 깨우치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셋째, 먼 길을 찾아가 친구를 만나고 서로에게 부끄러움이 없으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지금까지 인생은 채우는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일상의 삶에서 약간 떨어져 생각해 보니 "인생은 비우는 것이다" 그리고 잘 비우는 사람만이 더욱 더 값진 것들로 인생을 채울 수 있다. 지금 당신은 채우고 있는가? 비우고 있는가?

부탁하건대 머리, 가슴, 지갑을 비워라! 그리고 인맥삼락(三樂)으로 인생을 값지게 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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