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들이 서울모터쇼 온 까닭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4.02 16:18
글자크기

기아차·쌍용차 노조 지부장들 행사 동참..."최고의 차 만들겠다"

자동차업체 노조 지부장들이 서울모터쇼를 찾았다.

김종석 기아자동차 (124,200원 ▼2,100 -1.66%) 노조 지부장은 2일 경기 일산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9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 참석해 기아차의 '쏘렌토R' 신차 출시 이벤트 등을 정성은 부회장, 서영종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노조 간부가 모터쇼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지부장은 이날 '단결 투쟁' 등의 구호가 적힌 노조 조끼를 입지 않고 세미 정장차림으로 행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 지부장은 무대에 올라 "수출 주력 기업으로서 책임을 인식하고 '쏘렌토R'이 전 세계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억양은 노동운동계 인사답게 집회 때 발언하는 투 그대로여서 휘황찬란한 서울모터쇼장 내부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내용은 마치 경영진이 결의를 밝히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어 "생산과 품질을 책임지는 지부장으로서 전 조합원이 좋은 차 만들기에 나서고 판매확대에도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올 임금 단체 협상을 앞두고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둘러싼 월급제 논의 등 노사간 민감한 사안이 많지만 위기상황에 대한 공감만큼은 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소한 좋은 품질의 차를 책임지고 만들겠다는 노조의 의지만큼은 확실히 알리겠다는 소리다.
↑ 사진 왼쪽부터 한상균 쌍용차 노조 지부장, 박영태 공동 법정관리인, 이유일 공동 법정관리인.↑ 사진 왼쪽부터 한상균 쌍용차 노조 지부장, 박영태 공동 법정관리인, 이유일 공동 법정관리인.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 (5,350원 ▲50 +0.94%)의 노조 지부장이 이날 서울모터쇼장에 온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한상균 노조 지부장은 신차 'C200' 등을 공개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 요구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쌍용차는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있어 회생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생방안을 놓고 노사 간에 간격을 메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현 경영진과 이견 차와는 별개로 노조 차원의 회생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부장 역시 노조간부가 의례적으로 입는 '투쟁 조끼' 없이 회색 작업복 차림으로만 함께 했다.

모터쇼장을 찾은 한 업계 인사는 "유례없는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맞아 노사가 함께 자기 회사의 잔치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는 모습은 보기 좋다"며 "신뢰감을 바탕으로 이후 협상도 원만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