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이 아니라 ‘골프’를 배워야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9.04.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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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골프]골프는 심신수양의 한 도구...스윙은 최소한의 기술일뿐

전국 어디를 가나 ‘골프’를 배우려고 가면 ‘스윙’부터 가르친다. 골프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니 스윙을 배우지 않고 골프를 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스윙만 배우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을 것이고 스윙의 완성이 마치 골프의 완성인 양, 터무니없는 생각도 함께 가르치고 배우고 있어서 문제다.

불행하게도 스윙은 평생 완성되지 않는다. 불완전하고 결점 투성이인 스윙으로 샷을 하고 한 샷의 불완전함을 다음 샷으로 보완하고 온갖 실패의 가능성들을 읽고 대책을 마련하면서 한 홀 한 홀을 최선을 다해 공략하는 것이 골프다.



스윙의 완전함만이 골프의 완성이나 스코어를 담보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은 얼토당토않은 스윙으로 싱글을 하는 수많은 골퍼를 해석할 수 없고, 초일류 프로들조차도 자신의 스윙을 미완성의 것으로 보는 관점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골프에 있어 스윙이란 외형적인 특징이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술이다. 단지 그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스윙의 완성이란 전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단지 반복의 양으로 결정되는 문제이면서 멘탈에 따라 끊임없이 흔들거리고 변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운전을 배우러 온 사람에게 엔진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면 운전이 안 된다고
엔진을 뜯어서 설명하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 그럴 시간에 차를 구동하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연습시키는 것이 더 좋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서 위급한 상황에 거의 반사적인 운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 차는 구동시킬 수 있는데 왜 운전이 어려운 지를 함께 얘기해야 하고, 운전이 부담이고 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는지를 공유해야 한다.


골프는 철저히 자기 수양의 정도를 반영한다. 거친 사람의 골프는 거칠고, 부드러운 사람의 골프는 부드럽다. 수줍은 사람은 수줍게 골프를 치고,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살이에서도 그러하듯 잘난 척하다가 망한다.

그러니 골프에서의 경험을 일상의 삶으로 가져와서 삶 자체를 어떻게 풍요롭게 만들어 갈 것인가, 골프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상에서는 잠재되어 잘 보이지 않던 본인의 내면적인 특질들을 어떻게 다독거리면서 고단한 삶을 살아낼 것인가가
배움과 가르침의 중심에 놓여 져야 한다.



그래서 스윙을 가르치고 배우 것이 아니라 골프를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태권도를 배우는 것이 동네에서 싸움을 하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고, 검도를 가르치는 것이 단지 미운 놈 때려주라고 가르치는 게 아닌 것처럼 골프도 심신을 닦는 자기수양의 한 도구로서 분명히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 우정도 있고 사랑도 있고 비즈니스도 있는 것이다.

마음골프학교에서



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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