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물량조정 합의 "위기극복 공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3.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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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울산 2·3공장 공동생산, 베르나 증량, 협의체 상설화 등 합의

↑ 합의서를 교환하는 현대차 노사 대표. 윤해모 지부장(사진 왼쪽)과 강호돈 울산공장장(부사장).↑ 합의서를 교환하는 현대차 노사 대표. 윤해모 지부장(사진 왼쪽)과 강호돈 울산공장장(부사장).


현대자동차 (281,000원 ▲3,500 +1.26%) 노사가 글로벌 위기 속에 판매 극대화를 위해 공장간 생산물량 조정에 합의했다. 물량이전에 따른 ‘노-노’갈등을 극복하고 생존에 대한 위기인식에 노사가 공감을 이뤘다는데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노사는 31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강호돈 울산공장장과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대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물량공동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아반떼를 3공장과 2공장에서 공동 생산하는 등 생산물량 조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1공장의 베르나도 증량해 소형차 수출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수요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생산공장간 물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물량공동위를 중심으로 노사협의체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1·2공장에 각각 2010년 신차 투입 △2공장 투싼 후속 판매량 증대시 5공장과 공동생산 △3공장에서 오는 7월 아반떼 하이브리드카 생산 및 2010년 신차 생산 등에도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3공장은 연간 48만대의 수요가 예상되지만 잔업과 특근을 매주 지속해도 39만대 이상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번 합의로 수출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노사협의체를 통해 시장상황에 따라 물량을 조절해간다면 생산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이번 합의로 정부가 세제혜택 등 자동차산업 지원에 전제조건으로 내건 노사 자구노력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투싼 등 레저용차량(RV)을 생산하는 2공장은 글로벌 수요감소로 잔업이 없는 것은 물론 일시 휴무도 반복해왔다. 반면 3공장은 공급을 맞추기가 벅차 생산불균형은 물론 공장간 직원들의 임금격차도 월 100만원 정도 벌어져 갈등조짐도 생겼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노조 지도부가 이달 초 먼저 나서 사측에 공장간 물량 이전 등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3공장 대의원들이 반발해 노조 내부 합의에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글로벌 경기침체 앞에 지난 19일 노조지부장이 직접 담화문을 발표해 “고용안정을 위해 물량나누기를 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등 위기극복의 공감대가 마련됐다.

과거 현대차는 생산물량 조정시 노사협의를 통해 추진했으나 생산공장간 이해 다툼과 형평성 조율의 어려움으로 6개월 이상 걸린 적도 있었다. 지난 2006년 11월에는 아산공장의 쏘나타 10만대 물량을 울산 1공장으로 옮겨 오려다가 아산측 대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아반떼 물량 이전이 시작되면 지난 4분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불황 이후 처음으로 공장간 물량이동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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