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주변 부동산시장 판도는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3.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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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일조권 따라 단지별 희비…상권 활성화 기대감 커

정부가 31일 최종허용한 제2롯데월드 개발사업은 인근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가 롯데그룹의 숙원사업, 112층짜리 초고층 상업시설 등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축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서다.

다만 수년전부터 잘 알려진 사업인데다 시장 가격에 개발재료가 이미 반영돼 있어 이번 정부 결정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아파트값 강세…단지별 희비 교차할듯=제2롯데월드는 인근 아파트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잠실주공5단지, 장미아파트 등은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 소식이 나올 때마다 호가가 들썩였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1주일새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 이 단지 112㎡는 11억3000만원, 115㎡는 12억5000만원, 119㎡는 13억5000만원선이다. 신천동 장미아파트도 강세다. 당장 호가가 뛰진 않았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 이 단지 89㎡는 6억5000만∼7억1000만원선이다.



잠실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당분간 매수 여부와 관계 없이 매도 호가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교통이나 일조권, 조망권에 따라 단지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제2롯데월드 건립으로 단지별 일조권이나 조망권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며 "비싼 호가에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실수요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의 용도변경 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도 있다. 이 단지는 상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하려다 특혜 시비 등 반대 여론에 부딪쳐 재건축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삼전동, 송파동, 잠실본동, 석촌동 인근 단독주택의 개발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존 상권에 약될까 독될까=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 건립으로 잠실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잠실은 강남권에서 베드타운 성격이 가장 강한 지역"이라며 "초대형 상업·업무용 시설이 들어서면 주거.상업.업무 시설이 융합된 지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역 지하상가, 새마을시장 등 상권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천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증가해 침체된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상가 매매값과 권리금, 임대료 등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내 시설이 대부분 상업용인데다 최근 입주한 재건축 단지에도 대규모 상가가 조성돼 있어 노후 상가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제2롯데월드가 주변 상업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지, 손님을 뺐는 부정적인 역할을 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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