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公 해외 M&A 연내 몇건이나?

더벨 하진수 기자 2009.03.3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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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 M&A]④기존 광구 매각해 자금 마련...단독 인수 경험 없는게 약점

이 기사는 03월30일(09: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KORES)가 추진중인 해외 인수합병(M&A) 규모는 10억달러 정도. 현재 아프리카와 남미 등지의 광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다. 연내 최소 1~2개, 최대 5~6개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광물 등 자원관련 자산으로 움직이고 있어 해외 광물 확보를 위한 M&A 기회는 올해뿐이라는 판단에서다.

공사는 지난 18일 아프리카 니제르 정부와 연간 우라늄 400t 이상을 공급받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등지에서 올해 안에 반드시 1개 이상의 우라늄 광산을 매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광물자원공사는 국내외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해왔으며 단독으로 해외 자원개발 기업이나 광산을 인수했던 경험은 없다.

현재 보유중인 광종은 모두 26개로 대부분 민간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하거나 단순 지분 참여 형식에 그쳤다.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위해 탄탄한 해외자원개발기업 인수의 필요성은 늘 거론돼왔지만 그럴 때마다 값비싼 인수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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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단독으로 해외 M&A를 해본 경험이 전무한 광물자원공사가 연내 여러 개 기업을 인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수자문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삼정KPMG 컨소시엄을 선정했지만 다수의 인수대상을 거론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

광물자원공사가 필요로 하는 10억달러를 올해 1분기 달러/원 환율 평균 1420.58원(3월 26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1조4200억원 수준. 광물자원공사가 올해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재정 지원받은 1100억원을 제외하면 약 1조31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부족분을 공사채 발행과 함께 자본금 확충을 통해 충당할 방침이다.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도 광물자원공사에 대한 출자금을 2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1200억원 이상을 출자를 통해 광물자원공사에 투입할 예정이다.

결국 광물자원공사가 스스로 조달해야하는 금액은 1조1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광물자원공사는 공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보유 중인 26개 해외광구 지분 중 현금화가 용인한 광구 5개를 국내 기업 등에 매각해서라도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주의해야할 점은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보유중인 광구들의 값어치가 많이 떨어져 있어 보유광구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에 대한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M&A를 위해 기존 광구를 무리하게 매각할 경우 딜을 성사시켰다고 해도 자칫 안하느니만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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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광물자원공사가 보유중인 광구를 매각하더라도 인수대상을 국내 기업으로 국한시키는 만큼 국가 전체적으로 광물자급률에는 큰 변화가 없다.



광물자원공사가 현금 확보에 용이한 광구의 매각을 우선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매각 대상은 상대적으로 값어치가 있고 매력적인 광구가 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매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조사나 개발단계의 광구 보다는 생산단계의 광구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광물자원공사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탐사ㆍ개발광구 대신 생산광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수익성이 가시화된 개발광구를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경부 관계자는 "광구 매각에 나서게 되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인기 광구들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지분을 어느 수준까지 양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보유 광구 매각의 경우 광물자원공사의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는 차원에서 고려 중"이라며 "탐사광구, 개발광구, 생산광구의 비중을 차츰 생산광구 위주로 재편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즉, 과거 개발ㆍ생산광구의 비중이 6대4였다면 이를 4대6 수준으로 바꿔나가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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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마련 외에 광물자원공사의 가장 큰 취약점은 여타 공기업들처럼 해외 M&A 시장에서 단독 인수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의욕적으로 매달려온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사업의 경우 최근 현지 정치 불안정과 국제 니켈 가격하락이라는 동반 역풍을 맞아 좌초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세력에 의해 정권이 전복되는 정국 불안상태까지 예견하기는 힘들겠지만, 자신하던 니켈 가격이 급락하면서 해당 광산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광물자원공사가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당초 광물자원공사는 국제 니켈 가격이 톤당 3만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니켈은 1만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암바토비 광산 프로젝트는 총 36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초대형 개발사업으로 캐나다 셰리트사가 지분의 40%, 광물자원공사 등 국내 자본이 지분의 27.5%(약 1조4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딜의 규모나 시기, 대상에 대해 광물자원공사와 지경부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광물자원공사는 연내 복수의 딜을 성사시키겠다는 각오인데 비해 지경부는 우선 1개라도 성사시켜보자는 생각이다. 광물자원공사가 현재 인수를 검토 중인 여러 곳의 후보들 중 한 곳이라도 빨리 인수 여부를 결정해야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지경부 관계자의 얘기다.

이 관계자는 "해외 M&A와 관련해 현재 구체화 된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면서 "광물자원공사에서 대상이나 시기 등을 확정해야하는데 아직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인수자문사와 함께 몇 개의 후보군들을 검토하고 있으나 환율 등 제반사항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인수 시기나 금액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계획 또한 아직 마련하지 못한 단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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