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언제될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4.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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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등으로 당정협의 일정조차 안잡혀
-강남 3구 집값 들썩…해제 명분도 잃어
-"시장 상황 고려해 결정해야"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재보선 등으로 여당과의 협의일정 잡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강남 3구 집값이 들썩거리면서 해제 명분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쟁부 고위 관계자는 1일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당정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아직까지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며 "해제 방침은 변함없지만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대통령 업무보고 때 방침을 정했지만 당정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해제시기는 늦췄다.



지난달 12일 윤증현 재정부 장관 취임이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가 논의됐으나 시기는 또 미뤄졌다. 당시에도 부동산 시장 상황을 추가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지난달 18일에는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4월 재보선과 관계없이 필요하다면 바로 (투기지역을) 해제하겠다"고 말해 조기 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30조원에 가까운 '슈퍼 추경'을 놓고 일찌감치 공방에 휩싸이면서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얘기는 쏙 들어갔다. 특히 4.29 재보선이 얼마남지 않아 당정협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강남 3구가 가진 정치적인 상징성이 높아 투기지역 해제는 정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강남 3구 집값이 상승하면서 해제 명분도 엷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지난주 강남 3구 아파트값은 강남구 0.2%, 송파구 0.14%, 서초구 0.05% 등 2주 연속 올랐다.

특히 제2롯데월드 허용까지 겹치면서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값은 송파 0.74%, 강남 0.66%, 서초 0.09% 올랐다. 개포동 주공 고층5단지 76㎡는 6억원에 거래돼 1주일만에 1500만원이 뛰었다.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조기 해제를 주장했던 국토해양부도 재정부와 보조를 맞춰 최근에는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집값 흐름 등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조기 해제 방침이 사실상 철회됐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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