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접미사, '전략'이란 무엇인가

김태영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교수 2009.03.2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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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지상특강]4회.'전략적사고'는 '전략'개념의 이해에서 출발

비즈 접미사, '전략'이란 무엇인가


'전략'이라는 말이 유행을 탄지 꽤 된 것 같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경영전략, 마케팅 전략, 재무전략 등을 비롯해 심지어는 부동산전략, 주식매매전략, 매장운용전략 등 비즈니스 관련된 용어 뒤에는 언제든 전략이라는 용어가 따라붙고 있다.

하지만 전략이라는 단어를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사용하지만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전략'이라는 단어를 뜬구름 잡는 얘기, 혹은 다양한 용어들을 포장하기 위해 필요한 용어로만 생각한다면, 한번쯤 전략이라는 단어를 다음과 같은 전략의 4가지 기본요소 맞춰 한번 사용해 보도록 하자.



첫째, 전략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지향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담겨있어야 한다. '우리기업은 직원 모든 사람이 이번 한 해에는 정말 열심히 하여 내년에는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진정한 기업이 될 것이다'라는 식의 애매한 목표는 곤란하다.

따라서 기업의 전략적 목표는 누구나가 수긍할 수 있는 숫자화된 목표로 제시돼야 한다. 즉, 우리기업은 '내년말까지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5% 높이겠다' '앞으로 2년내에 영업이익률을 7% 향상시키겠다'는 식의 이해하기 쉽고 측정 가능한 전략적 목표가 선정돼야 한다.



둘째, 전략적 목표가 선정되면 기업의 활동범위(scope)가 선정돼야 한다. 활동범위란 기업이 활동중인 산업(혹은 제품), 지역 그리고 수직적 통합 정도의 3가지를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컴퓨터 사업을 예로 들어보자.

노트북 컴퓨터 사업이 바로 활동중인 산업이며, 활동지역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해당 국가가 될 것이다. 수직적 통합 정도는 노트북컴퓨터에 필요한 LCD패널 등도 만드는 부품업과 완성품업을 동시에 겸하고 있기 때문에 수직적 통합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경쟁기업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기업의 경쟁우위가 어디에서 올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즉, 경쟁기업을 제압하기 위해 원가절감 및 효율성을 추구하는 비용우위 전략을 취할 것인지 혹은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 전략을 추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일반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것인지 혹은 적소시장을 겨냥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여기에 포함된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월마트는 일반대중을 위해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기업이며 루이 비통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소비자에게 고가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넷째,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요인들이 결정되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언급한 3가지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비즈니스 로직을 개발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로직을 개발한다는 것은 기업 내의 가능한 자원과 환경적 조건을 감안해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략적 목표를 이뤄나가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3가지 요인이 똑같은 두 기업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전략적 목표를 이루는 로직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비용우위전략을 통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한다고 가정해보자.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달성함으로써 제품의 단가를 낮춘다든지, 특별한 기술을 도입해 생산과정에서의 오류를 줄인다든지, 혹은 부품 혹은 원료 제공자와의 지리적 근접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우위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제반 다른 분야들, 특히 마케팅, 인사관리, 재무성과, 기업문화 등을 동일한 전략적 방향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마케팅은 전략적 방향과 일치하는데, 기업문화와 인사관리가 전략적 방향과 일치하지 않고서는 부서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으며 효율적으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즉,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구체적인 사항마다 적절한 답을 찾아나가면서 목표 달성에 중요한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엮어나가는 과정이 비즈니스 로직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국의 국내노선을 운영하는 싸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재미와 상호협조의 문화를 강조하는 독특한 인적자원시스템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비용우위 전략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훈련하고, 배치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기업의 전략적 목표에 맞게 체계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는 직원의 만족도에서 출발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창사 이래 거의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이 항공사는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는 문구를 멋스럽게 표현한 찰스 디킨스의 'Charity begins at home(자선은 가정에서 시작된다)'를 아마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기업 중의 하나일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제반 활동들을 전략적 목표와 방향을 향해 효과적으로 정렬시키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 로직을 개발하는 것이며 이는 기획업무나 전략을 입안하는 담당자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렇듯 전략은 전략적 목표, 기업의 활동범위, 기업의 경쟁우위 그리고 비즈니스로직의 개발이라는 기본요소로 이뤄져 있다. 전략이라는 용어가 마케팅, 재무 혹은 부동산, 주식투자, 매장운용 등 다른 인근분야의 내용들과 함께 널리 쓰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일 수도 있다. 즉, 마이클 포터가 지적했듯이,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기업에 경쟁우위를 확보해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본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전략이라는 용어만 사용하지, 사실상은 전략하고는 별반 관련 없이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목을 좀 더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전략이라는 용어를 접미사처럼 별 고민 없이 붙이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략'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이 기준에 맞추어서 생각해보자. 반복하다 보면, 생각보다 손쉽게 전략적 사고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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