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에도 잠실은 '잠잠'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3.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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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반영됐다", 호가만 출렁…본격 상승세 힘들 듯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제2롯데월드 얘기가 한두 번 나온 건가요? 처음에는 집값 오른다고 좋아했지만 이제는 주민들도 신경도 안써요." (잠실주공5단지 거주자 박 모(54) 씨)

정부가 지난 25일 비행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제2롯데월드' 건설을 사실상 허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박성덕 엘스공인 대표는 "시장에 이미 노출된 재료는 호재가 아니다"며 "제2롯데월드 건은 이미 가격에 반영될 만큼 반영돼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더라도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중앙상가 내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들도 썰렁한 분위기다. 대부분 사무실이 텅 비어있고 가끔 문의전화 몇 통이 걸려오는 정도다.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어제 오후부터 투자자들의 문의가 10통 가량 왔다"며 "방문하는 사람들은 자세히 알고 오기 때문에 대출 상담 정도가 대부분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기대감으로 인해 일제히 호가를 올리고 있다. 매도 호가는 하룻밤 새 2000만~3000만원 가량 뛰었다. 지난 주 11억~11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잠실주공5단지 112㎡는 11억3000만원~5000만원으로 호가가 뛰었다. 119㎡는 13억~13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됐지만 13억원 대 매물은 쏙 들어갔다.

집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심리로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박준 공인 대표는 "오늘(26일) 주공5단지 112㎡를 11억1000만~2000만원에 내놨던 집주인이 안팔겠다며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며 "어제까지 22개 물건이 나와 있었는데 무려 17개 정도가 회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가격이 본격 상승세를 타긴 어렵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잠실동 L공인 관계자는 "강남3구 투기 해제 발표도 남아있어 호재는 더 이어지겠지만 실물 경기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이어서 호가 상승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덕 엘스공인 대표는 "유동성 부족으로 수요층이 얇은데다 호가가 올라 수요층은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정부가 추가적인 수요 유인책을 내놓더라도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에 호가가 거래가격으로 곧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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