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레벨 업'을 위한 진통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3.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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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200선 눈앞… "2분기 중 1450" 의견도 나와

코스피지수가 1200선에 0.5포인트 못미치는 1199.50으로 23일 마감됐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월9일 1202.69 이후 한달 반만에 1200 고지 회복을 눈 앞에 뒀지만, '0.5p' 모자란 수준에서 아쉬운 마감을 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200'이나 '1199.50'이나 다를 바 없음을 강조한다. 앞선 지난 1월과 2월초 코스피지수가 1200선에 대한 도전 끝에 고지를 내준 시기와는 다른 환경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까지 1000선~1200선을 중심으로 형성된 박스권이 한단계 '레벨업(Level Up)'을 하기 위한 진통과정으로 여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 힘을 얻고 있다.

당시에는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한 채 경기선에 가로막혀 지수가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120일선을 돌파한 뒤 각종 모멘텀이 우호적인 환경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에 지수에 연연할 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지표 개선기미와 원/달러 환율의 완연한 하락세, 경기선행지수의 반전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최대 1450선까지 반등할 가능성도 열어둘 것을 조언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7,240원 ▼60 -0.8%)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1200은 절대적인 의미는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1월초와 2월초 1200선은 경기선인 120일 이평선이 1350선대에 걸쳐있어 부담감이 컸지만, 현재는 최근 반등세로 120일 이평선(1139.61)도 이겨낸 데다 각종 지표도 우호적으로 작용해 1200선에 반드시 주안점을 둘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임 팀장은 "앞선 1200선 안착 실패는 경기지표와 금융시장 불안, 환율 급등 등 요인으로 불안감이 많았던 시기였다"며 "이제는 경기지표도 조금씩 나아지는 상황에서 모멘텀이 받쳐주고 있어 코스피지수 1200선을 넘어 200일 이평선이 걸쳐있는 1320선까지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각종 국내외 지표가 조금씩 반전기미를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경기 선행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오름세를 타는 점을 강조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OECD 한국경기 선행지수는 지난해 11월 94.9에서 1월 95.1, 2월에는 95.5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기준선 100을 중심으로 이 수치를 넘을 때는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판단된다.



임 팀장은 "OECD 한국경기 선행지수가 기준치에는 미달되지만 최근 연속적으로 상승한 점은 무시할 수 없다"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꺾이고 상품가격이 오르면서 증시도 비철금속과 철강 등 소재섹터가 강세를 나타내는 점도 향후 반등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에는 지표상 반등 신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돼 2분기 중 1450선까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추세적인 반전은 '미지수'. 임 팀장은 "각종 지표의 호전기미와 반전 등 좋은 신호가 나오기는 해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모멘텀 측면에서 호전이 나타나면서 단기적인 추가반등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질 것"으로 관망했다.



김준기 SK증권 (531원 ▲2 +0.38%) 투자전략팀장도 불안전한 변수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 팀장도 기술적으로 앞선 1월과 2월 코스피지수의 1200선 안착 시도 당시에는 경기선인 120일 이평선을 뚫지 못해 지수가 밀렸지만, 이제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와 미국 대형은행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 구체화 등 정책국면이 어느 정도 해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김 팀장은 "2분기부터는 국내외의 경기부양책이 탄력을 받을 시점이기 때문에 모멘텀 상으로 악재보다는 호재가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1200선에 대한 한계를 둘 필요는 없으며 박스권이 1150선에서 1350선으로 한 단계 레벨업되는 과정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눈 앞에 두고 아쉬운 마감을 한 대목에 포인트를 두기보다는 박스권의 레벨업을 위한 진통으로 풀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관측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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