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韓 '봄 향기' 테스트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9.03.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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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째 조심스러운 '매수'… "아직은 매도세 진정된 것일뿐"

2009년 3월의 봄. 외국인들이 한국의 '봄 향기'를 맡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봄 향기에 취해 한국시장으로 빨려들지, 아니면 향기만 맡고 다른 곳의 봄을 찾아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주식 비중을 '극심'할 정도로 낮췄던 외국인들이 조금씩 한국주식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23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이 5일 연속 한국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1200탈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금액이 크지는 않다. 이날 오전 금액을 포함해 2600억원 전후.



하지만 국내증시에 부정적이었던 외국인들이 시각이 예전보다 고와진 것만큼은 분명하다.

UBS증권은 '최악은 벗어났다'는 말로 최근 외인매수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매크로 변수들이 서서히 좋아지는 것이 보이고 있고, 환율도 안정되면서 조심스럽게나마 매수하고 있다는 의미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는 꾸준히 한국비중을 늘리는 과정"이라며 "특히 언더웨이트(비중축소)에 있던 헤지펀드들이 (장이 지속적으로 오르자)매수 타이밍을 놓치면서 늦게나마 매수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적극적인 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매수도 이번 주 발표예정된 변수들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최근 2주간 상승세는 차익매수와 개인의 매수세가 뒷받침됐던 것"이라며 "특히 대만과 한국이 크게 오른 이유는 경기민감주들이 많아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UBS는 다만 최근 상승세가 '건강한 상승'은 아니라는데 무게를 뒀다. 적극적으로 매수한 뒤 조정 받고, 다시 힘차게 오르는 모습이 아니라 끝없는 불안 속에서 쉼 없이 오르기만 했다는 의미다.

안 전무는 "외국계 장기투자펀드들이 매수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 거래대금이 많지 않고,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며 "1200을 뚫고 올라갈지, 또 조정을 맞을지 지켜봐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들이 안전하게 조심스럽게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공격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경제 변수들이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도 이른 불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P모간은 최근 매수는 '극심한 매도'가 진정된 정도로 의미를 부여했다. JP모간은 약 2주전부터 단기적으로 코스피시장과 환율이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JP모간은 '극심한 매도'가 진정된 것일 뿐 '매수'로 돌아섰다가나, 한국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JP모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극도의 불안감을 갖고, 조심스럽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며 "원화약세까지 겹치면서 한국 주식을 사야할 이유를 못 찾다가 최근 원화강세로 돌아서고, 장이 오르면서 시장을 다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우려는 많다"며 "아직 한국시장이 싸다거나 매력적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JP모간 역시 1200탈환을 노리는 지금이 중요한 고비라는 점에는 견해를 같이 했다. 지금이 중요한 상황이며, 고비를 넘기면 매수여력은 충분하지만, 이는 다른 국가나 시장에 비해 한국이 뭔가 다른 경쟁력을 보여줄 때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외국인들의 향후 전망은 조심스럽지만, 1200선이 향후 장세의 분수령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증시가 겨울을 지나 봄의 꽃망울을 활짝 피울 수 것으로 기대하는 외국인들의 조심스러운 발길도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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