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실업자, 외환위기이후 최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3.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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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4.4만명, 구직기간 4주기준으로 사상 최대
-1주기준 32.1만명, 1999년4월 이후 최대
-정부 추경 일자리 단기에 그쳐…내년 '실업 대란' 재현 가능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졸 실업자가 외환위기이후 최대로 불어났다.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는 '청년 백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대졸이상 실업자는 3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대졸 실업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실업자 구직기준을 1주에서 4주로 변경한 1999년 6월이후 처음이다.

대졸 실업자는 지난해 12월 24만5000명이었으나 올해 1월 27만2000명으로 늘어났고 이달 들어 7만명이나 더 증가했다. 불과 2개월만에 10만명의 대졸 실업자가 양산된 셈이다.



구직기준 1주기준으로 하면 지난 2월 대졸이상 실업자는 32만1000명이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4월 33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년동월대비 실업자 증가폭 6만6000명도 사상 최대다. 대졸 실업자는 지난해 9월만해도 전년동월대비 1만8000명 감소했으나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졸 실업자는 △10월 1만4000명 △11월 7000명 △12월 9000명 증가에 이어 올해 1월에는 5만5000명 급증했다.

구직기준을 1주로 했을 때도 대졸이상 실업자 증가폭은 컸다. 2월 대졸이상 실업자는 전년동월대비 6만3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1999년 1월 13만6000명 증가이후 가장 크다.


대졸 실업자가 연중 3월에 가장 많은 것을 감안하면 3월 대졸이상 실업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대학 졸업자 중 17만~25만명이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대학 졸업자수는 56만명인 반면 일자리를 구할 것으로 보이는 졸업자는 31~39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3677억원을 투입해 직접고용 등 총 18만1000명의 청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일자리 대부분이 4~6개월 정도의 단기 일자리여서 내년이후 고용사정이 좋아지지 않으면 ‘대졸 실업자 양산’은 내년 졸업시즌에 한번 더 재현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있지만 청년 실업자가 얼마나 줄 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경기가 예상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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