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국제 정기노선 취항..‘제3민항’ 굳힌다

기타큐슈(일본)=기성훈 기자 2009.03.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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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기 노선에 이어 중국, 태국 (방콕) 등에 잇따라 전세기 예정

"제주항공이 일본 기타큐슈 공항 국제선에서 취항하는 최고의 글로벌 항공사로 우뚝 서겠다."(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20일 일본 기타큐슈 공항)

2005년 1월 설립된 제주항공이 4년여 만에 일본 오사카와 기타큐슈 등 국제선 정기 노선을 개설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로는 최초이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국내 항공사 중 세 번째다.



제주항공은 2006년 6월 5일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양분됐던 국내 항공시장의 다변화를 유도했다.
↑제주항공이 첫 취항한 2006년 6월 5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발 서울행 첫 비행기 승객들에게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장미꽃을 선물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제주항공이 첫 취항한 2006년 6월 5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발 서울행 첫 비행기 승객들에게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장미꽃을 선물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특히 차별화 된 운임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등 '제3의 정기 항공사'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은 "취항 초기 국내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며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었다"면서 "하지만 제주항공의 성공을 모델 삼아 후발 항공사가 잇따라 생겨나는 등 국내 항공 산업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국내선 '연착륙' 성공…성공 요인은 합리적인 ‘요금’

제주항공은 현재 서울-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등 3개 국내 노선에서 하루 44편을 운항하고 하루 평균탑승객 3000여 명을 수송하고 있다.

취항 후 지금까지 국내선 누적탑승률은 서울-제주 78%, 부산-제주 86%, 청주-제주 70% 등 평균 78%를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2007년 11월 탑승객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2월엔 200만명을 돌파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10시 35분 제주발 김포행 7C104편에 탑승한 행운의 200만번째 탑승객에게 제주항공의 국제선 노선인 인천-오사카 4인가족 왕복항공권을 증정했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10시 35분 제주발 김포행 7C104편에 탑승한 행운의 200만번째 탑승객에게 제주항공의 국제선 노선인 인천-오사카 4인가족 왕복항공권을 증정했다. ⓒ제주항공 제공
특히 다른 저비용 항공사들이 추가로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시장 점유율과 탑승률이 크게 높아졌다.


주력 노선으로 삼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지난해 1월과 2월 각각 8.4%와 9.6%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2008년 평균 10.3%)이 올해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4.1%와 15.3%로 크게 증가했다.

탑승률도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평균 탑승률 76%를 기록했던 김포-제주 구간은 올해 1∼2월 동안 78%의 탑승률을 기록하며 경쟁사를 앞서기 시작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합리적인 가격. 기존 항공사에 비해 평균 30% 가량 저렴하다. 가장 저렴한 항공권은 편도 티켓이 3만원대이며 시간대별로 3만~6만원까지 운임을 책정했다.

제주항공 고위관계자는 "합리적인 항공요금으로 비행기 요금이 부담돼 제주여행을 꺼렸던 젊은 층의 수요를 새로 만들어 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국제 항공사'로…일본에 이어 중국, 태국으로 취항



제주항공은 작년 7월부터 연말까지 일본의 오사카, 히로시마, 기타큐슈, 삿포로 등 국제노선에 총 100여 편의 부정기편을 운항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인천-수빅(필리핀)과 청주-씨엠립(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취항지역을 넓혔다.

부정기편으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제주항공은 지난 20일 인천-오사카/기타큐슈 정기편에 첫 취항했다.
↑제주항공이 지난 20일 저가항공사 사상 최초로 일본 국제선 정기편을 취항했다. 사진은 왼쪽 두번째부터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안용찬 부회장, 일본대사관 타니가와 1등 서기관, 제주항공 고영섭 사장 ⓒ제주항공 제공↑제주항공이 지난 20일 저가항공사 사상 최초로 일본 국제선 정기편을 취항했다. 사진은 왼쪽 두번째부터 인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안용찬 부회장, 일본대사관 타니가와 1등 서기관, 제주항공 고영섭 사장 ⓒ제주항공 제공
국제선 노선 확장에 나서고 있는 제주항공은 일본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 등을 운항하는 국제항공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당장 오는 4월 9일부터 태국 방콕에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추후 항공수요를 감안해 정기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일본 4개 도시에 정기편을 취항할 계획이며 중국 칭다오, 하이난 등에도 전세기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고영섭 제주항공 사장은 "다양한 틈새시장 발굴 및 수익성 있는 노선개발을 통해 2013년까지 5개국 13개 도시에 정기노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항공기 도입, 자본금 확충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현재 6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인 제주항공은 국제선 운항 확대를 위해 제트기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연말까지 189석의 B737-800 2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3년까지 매년 2~3대씩 들여와 총 15대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증자 계획도 확정했다. 안 부회장은 "연내에 113억원을 증자하면 자본금이 800억원까지 늘어나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많은 규모가 된다"면서 "몇몇 외국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몇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에는 환율 상승으로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 국제선이 자리를 잡으면 30억 원 정도의 흑자가 예상된다"면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경상이익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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