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자. 정근우(2루수)-이용규(우익수)-김현수(좌익수)-김태균(1루수)-이대호(지명타자)-이범호(3루수)-이택근(중견수)-강민호(포수)-최정(유격수). 총력전보다 여유를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김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1회 톱타자 정근우의 중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이용규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오른손 부상을 입은 이용규의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느긋하게 경기를 펼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지난 1라운드부터 줄곧 대표팀 안방을 지켰던 박경완은 현재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다. 체력 부담도 적지 않을 뿐더러 행여나 부상이라도 입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처한다.
결국 한국 대표팀은 이날 일본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 대신 컨디션 조절을 선택했다. 김인식 호의 조2위 확정은 승리보다 더 큰 수확이다.
조 2위로 진출한다면 22일 준결승전, 24일 결승전을 치르며 1일 경기, 1일 휴식으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이지만 1위에 오를 경우 2일 휴식 후 23일과 24일 이틀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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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김인식 감독도 일본과의 순위 결정전에서 무리를 하지 않는 모습이 확연했다. 전략상 지는 게임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조 1위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일본과의 조 1,2위 결정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승패에 큰 부담없다. 하늘에 맡기겠다"고 허허 웃었다.